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유럽의 피해 규모가 1조 달러(1380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발 공급 불안이 계속되는 데다 중국의 방역 완화로 수요가 급증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2026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제기된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유럽이 입은 피해는 1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통신은 “1조 달러 규모의 에너지 청구서는 위기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가스 가격 불안이 2026년까지 이어지면서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수년간 지속되고, 정부도 지원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EU)이 지난 여름부터 천연가스 확보에 집중해온 만큼 올 겨울은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내년이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 물량을 줄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카타르 등의 액화천연가스(LNG) 추가 생산은 2026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그 전까지는 공급 부족 사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EU가 가스 수요 500억㎥을 줄인 데 이어 내년에는 270억㎥ 더 억제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가스 수입을 늘리기 시작하면 에너지 확보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겔은 “정부 지원이 에너지 가격 급등의 타격을 흡수하도록 도울 수 있었지만 비상 사태는 수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