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는 4분기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에 약세다. 이들 기업이 내년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도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20일 오전 9시 51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51% 하락한 5만 8600원에 거래 중이다. SK하이닉스도 1.01% 떨어진 7만 8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001200)은 올해 4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 줄어든 72조 6000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3% 급감한 6조 5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또 내년 삼성전자가 연간 매출 281조 원, 영업이익 25조 50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8%, 44%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2년 연간 매출은 304조원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하며 전인미답의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이익이 전형적인 상고하저의 용두사미 추세를 보이면서 매출 300조원이란 마일스톤(이정표)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그보다는 메모리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재고 부담이 과연 의미 있게 줄어들어 2024년에는 실적이 회복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때 재고 감소의 속도도 주가 퍼포먼스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영증권(001720)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1조 3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 영업손실 규모도 종전 1조 5000억 원에서 2조 9000억 원으로 확대 조정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가격이 각각 내년 3분기와 4분기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을 하는 상황에서 고객사들의 주문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12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서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내년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할 것"이라며 "재고 재축적(restocking) 수요와 공급 제한으로 3분기를 저점으로 완연하게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내년 D램 공급재고 정점과 출하량 증가가 기대되는 2분기 중 탄력적인 주가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