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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캐뷸러리] 행동주의 펀드: 주주의 쓴맛을 보여주마






오늘의 e-캐뷸러리 :행동주의 펀드

행동주의(Activism)란 주주가 특정 기업의 지분을 확보해 의결권을 가진 후 자산매각, 배당확대, 구조조정 등 기업의 지배구조 및 투명 경영와 관련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주주 행동을 말합니다. ‘행동주의 펀드’는 이런 적극적 의사 결정을 제시하는 펀드 운용사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런 행동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기업의 거버넌스 구조를 개선해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주주의 이익을 늘리는 것인데요. 이런 이유로 과거에는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참견한 후 차익만 추구하고 행동주의 펀드 사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행동주의 펀드가 일부 상장사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면서 오히려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나타나 주목 받고 있습니다.

1.어떤 사례가 있어?

가장 최근에는 ‘흥국생명 사례’가 있습니다. 흥국생명은 최근 4000억 원 규모의 상황전환우선주 형태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는데요. 태광산업이 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문제가 커졌습니다. 흥국생명의 지분은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과 그으ㅢ 조카, 친인척 등 오너 일가가 9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태광산업은 전혀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태광산업의 대주주라는 특이점이 있습니다. 흥국생명 주식이 전혀 없는 태광산업이 오너 일가의 회사인 흥국생명을 돕겠다고 나선 셈입니다.

이런 계획은 2대 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에 의해 좌초됩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지난 9일 “흥국생명 주주가 해결할 문제를 태광산업 주주에게 떠넘기고 있다, 대주주를 위해 소액주주의 권리를 희생하는 결정”이라는 내용의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법적 공방을 불사 하겠다는 강력한 이사를 표현했는데요. 결국 지난 14일 태광산업은 유상증자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2. 주주 행동주의, 왜 필요해?

행동주의 펀드가 갖고 있는 기업의 지분이 항상 높은 것은 아닙니다. 1% 안팎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주주환원’ ‘배당확대’ 등의 키워드로 소액 주주의 호응을 유도합니다. 그 결과 한국 기업의 가장 큰 문제인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내는데요. 현재 국내에서는 자산총액이 5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 계열사만 의무적으로 내부거래를 공시해야 합니다. 때문에 이에 해당하지 않는 기업은 주주의 이익 보다는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 주식을 사고 팔거나 근거 없이 자회사를 늘리는 방식으로 기업 내 영향권을 유지해 왔습니다. 앞선 흥국생명 사례처럼 말입니다. 이런 기업 경영 방식은 기관·외국인 등 큰 손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결과, 즉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라는 용어도 이와 관련 있습니다. 기업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다보니 아무리 훌륭한 기업이어도 주가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한다는 설명이죠. 행동주의 펀드는 이런 상황을 그냥 두고 보지 않고 기업에 주주친화적 경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3. 주주 행동주의는 늘 선한 행동?

그렇다고 주주 행동주의가 늘 선한 행동이냐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과거에는 기업의 경영권에 과하게 개입해 주가를 부양한 후 차익만 실현하는 ‘먹튀’ 펀드도 많았습니다.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한 행동’이라기보다는 ‘수익을 내기 위한 행동’이라고 보는 게 맞겠죠.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가 개입했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에 뛰어들기보단 내용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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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혜 기자·김서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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