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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건설사 자금경색 여파에 롯데·한신·태영 신용도 전망 줄하락

한신평, 21일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강등

PF시장 경색으로 건설사 현금고갈 현실화

"자금조달 차질, 유동성 위험으로 전이될 것"





올해 가파른 금리상승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자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될 위기에 놓였다. 특히 지난 9월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로 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단기 유동성 부담이 급격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건설과 한신공영(004960), 태영건설(009410)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21일 밝혔다. 뚜렷한 실적 개선이 없으면 6개월~1년 내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경고다.

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재무부담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지난달 기준 롯데건설은 내년 상반기까지 12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유동화증권 만기가 예정돼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시장이 경색되자 롯데건설은 만기가 도래한 유동화증권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매입해왔다.



한신평은 이에 따른 롯데건설의 재무부담이 과중하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롯데건설의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이달 기준 3조 원 이상으로 급증했다"며 "자체적인 보유 유동성 수준, 추가적인 PF 우발채무 대응 부담 등을 감안하면 재무역량이 크게 떨어진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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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이전, 역세권 복합단지, 산업단지 등 개발사업을 많이 추진해온 태영건설에 대해서도 재무적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봤다. 태영건설의 별도기준 PF 지급보증 규모는 2020년 말 2조1000억 원에서 2022년 9월 말 3조2000억 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한신평은 "부동산 경기 악화와 금리 상승,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 대여와 자체 유동화증권 매입 등 자금소요가 많아지고 있다"며 "보유 유동성 대비 과중한 차입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신공영에 대해서는 주택경기가 부진해지면서 분양실적이 떨어져 사업변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신공영은 현재 △세종 한신더휴리저브2 △대전 한신더휴리저브 △포항 한신더휴펜타시티 등 전국 11곳 현장에 자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신평은 "수익성 저하와 자체사업 추진에 따른 용지 관련 자금 소요로 9월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6434억 원으로 증가했다"며 "분양실적이 부진해 이미 투입한 영업자산의 회수시점이 불확실해졌을 뿐더러 신규 용지매입 지출이 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부담 완화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저금리에 힘입어 호조를 이어온 부동산 경기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추세다. 한신평은 2023 산업 전망을 통해 "최근 부동산 경기 저하는 금리상승에 따른 거래 감소와 실물경기 침체 우려 등 거시경제 여건이 저하된 탓"이라며 "대외여건이 악화하면서 건설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지난 9월 레고랜드 사태가 불을 붙였다고 봤다. 한신평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유동화증권을 시작으로 건설사들의 자금경색이 빨라지고 있다"며 "자금조달 차질이 유동성 위험으로 급격하게 전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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