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를 100% 반영하는 방식으로 당헌·당규를 개정 하는데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이 “오히려 내 도전정신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불리하게 전당대회 룰이 변경되는 것에 대해 정면대응 전략을 짜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유력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유 전 의원은) 지난 당내 경선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MBC) 방송에 출연해 “(전당대회 룰 변경은) 저보고 ‘나오지 말라. 유승민은 나와도 막겠다’는 메세지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전당대회 룰 변경이 제 출마 결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며 “제가 당대표가 돼서 이 당을 정말 혁신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당원 투표 100% 반영과 함께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그 것이 저를 죽이기 위한 1번 장치”라고 규정했다. 그는 “제가 민심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니 보수층에서도 지지율이 굉장히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제가 1차 투표에서 1등해버리면 거기서 승부가 끝나니 과반 획득을 못할 경우 결선투표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유 전 의원의 비판에 대해 “넌센스 같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한 방송(SBS)에 출연해 “축구 경기를 해도 오프사이드 룰이 자주 바뀐다. 총선·대선 전에도 공직선거법이 바뀌지 않느냐”며 “원래 통상 선거 2~3달 전 선거제도를 정비하는데 (전당대회 룰 변경이) 뭐가 문제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유 전 의원에 대해 “많은 장점을 가진 분이다. 대선 후보로 나서지도 않았느냐”면서도 “다만 그 장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이 혼자 정치를 하지 않고 그 장점을 당에서 시너지 내는 방식으로 운용했으면 좋겟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의원은 당대표에 당선되면 유 전 의원은 물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까지 끌어안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해 원내대표를 할 때 똑같은 구성원으로 대선을 치렀다”며 “선거를 치르며 삐그덕 거리는 소리 없이 일치단결했지 않느냐. 그것이 바로 통합형 모드로 당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의견이 다양하다. 이를 잘 버무리는 것이 주방장이 할 일”이라며 “국민들이 김치만 좋아한다고 김치만 잔뜩 낼 수는 없지 않다. 밥도 따끈하게 지어서 올리고 된장찌개서 맛있게 끓여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