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격 방문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결속을 다진 데 대해 “서방의 무기 공급 확대는 전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자원은 ‘무제한’이라고 강조하며 자국군에 핵 전투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21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 확대는 전쟁 악화로 이어지고 (우크라이나에)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 가능성도 현재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2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데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대신 푸틴은 또 한번 핵 위협을 이어가며 종전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푸틴은 같은 날 모스크바에서 각 군관구 및 육·해·우주항공군 사령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국방부 이사회 확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근 러시아군의 열세가 무기 노후화에 손을 놓는 등 정부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반박하며 “전쟁 관련 무기와 장비에 대한 자금 지원에는 제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핵 전력은 러시아 주권 보장의 핵심 요소”라며 군에 핵 전력 전투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와 최첨단 극초음속미사일 ‘지르콘’ 등을 곧 실전에 배치할 계획이다. 사르마트는 노후화된 소련제 탄도미사일을 대체할 러시아 핵 전력의 핵심을 형성하는 첨단 무기다. 또 낮은 궤도로 빠르게 날아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미사일인 지르콘은 내년 1월 이를 장착한 군함이 처음 취역하게 된다.
또 러시아군은 현재 법률상 100만 명인 현역 군인 규모를 150만 명으로 증원하고 현재 18~27세인 러시아군의 의무 복무 연령 기준을 21~30세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해 현역 군인을 보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