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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동학개미…증권사 '1조 클럽' 지난해 5곳 → 올해 0곳

지난해 1조 클럽 5곳 달했지만

증시침체로 위탁수수료 수입 뚝

주요 증권사 6곳 영업익 36%↓

2024년 돼야 1조 클럽 나올듯





올해 증시 부진 여파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클럽’에 가입할 증권사는 없을 전망이다. 내년에는 리테일 중심의 영업을 통해 이익은 평균 4.6% 정도 개선되고, 2024년께야 영업익 1조 원이 넘는 증권사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증권사 6곳(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키움·메리츠)의 영업익 합계는 4조 7618억 원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7조 7419억 원)와 비교하면 36.8% 감소한 수준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4조82억 원) 보다는 늘었지만 코로나가 본격화한 2020년(5조 3418억 원) 수준에는 못 미칠 전망이다.



증권사 별로는 NH투자가 5165억 원으로 이익 감소 폭(60%)이 가장 컸고 이어 삼성(6827억 원·47%), 키움(6827억 원·44%), 미래(9790억 원·34%), 한국투자증권(7390억 원·33%) 순이었다. 미래에셋(9790억 원)과 메리츠(9470억 원)가 이익 1위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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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권사들은 증시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5곳이 동시에 ‘1조 클럽’에 등극한 바 있다. 미래에셋(1조 4855억 원), 한국투자(1조 2889억 원), NH투자(1조 2939억 원), 삼성(1조 3087억 원), 키움(1조 2089억 원)이 영업익 1조 원을 넘겼다.

올해 증권사들은 공격적 기준 금리 인상의 파고를 정통으로 맞았다. 증시가 급격히 침체하면서 위탁수수료 수입 급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일 평균 거래대금(12월 25일 기준)은 15조 9870억 원으로 전년(27조 2929억 원) 대비 41.4% 급감했다. 한국기업평가가 산출한 국내 증권사 위탁매매 실적은 올해 3분기 누적 3조 3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 9000억 원)의 절반이다.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도 증권사에는 악재였다. 증권사는 부동산 PF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해 지급보증을 통해 수수료를 받는다. ABCP 발행이나 판매량이 줄어 수수료가 감소한 것이다. 대형 증권사들도 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평가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3분기 기준(한기평) 운용 부문 채권평가손실 규모는 1조 3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기업공개(IPO)도 얼어붙었다. 올해 공모 기업은 총 70개로 지난해(91개)와 비교했을 때 21.97% 급감했다. 공모액도 16조 원으로 지난해 (19조 7000억 원) 대비 20% 줄었다.

내년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미래에셋증권(006800)(9373억 원), 메리츠(7770억 원), 삼성(7488억 원), 키움(7421억 원) 순으로 예상됐다. 6개 증권사의 이익 합은 올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인 4조 7774억 원으로 전망됐다. 1조 클럽 복귀 증권사는 2024년께 등장할 전망이다. 한국금융지주(071050)(한국투자증권 포함)가 1조 1090억 원, 미래에셋이 1조 193억 원으로 예상됐다. 다만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축이 끝나가고 있고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내년 채권평가손실이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부동산 익스포저도 손실을 확정하고 나면 우려가 소멸해 반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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