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연습볼 10개 치고 스트레칭…클럽 바꿔가며 반복하세요"

◆‘골프 의사’ 서경묵의 건강골프 지침

1시간 내내 휴식없이 휘두르면

팔꿈치·허리 등 점차 골병 들어

라운드 전 충분한 준비운동 필수

국내 환자 30만…경각심 가져야

서경묵(오른쪽) 서울부민병원 스포츠재활센터장이 3D골프스윙 분석 장비를 이용해 골퍼의 스윙 습관과 부상 위험을 확인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서경묵(오른쪽) 서울부민병원 스포츠재활센터장이 3D골프스윙 분석 장비를 이용해 골퍼의 스윙 습관과 부상 위험을 확인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클럽 하나로 10개 정도 볼을 쳤다면 그대로 클럽을 내려놓으세요.”



우리나라에 ‘골프 의학’을 최초로 도입한 서경묵(65) 중앙대병원 명예교수는 26일 “가볍게 스트레칭한 뒤에 채를 바꿔서 또 10개 치고 그다음에는 또 몸을 좀 푼 뒤에 다른 채 들고 10개 치고…. 이런 식의 연습이 옳다”고 강조했다.

“1시간 내내 정신없이 연습볼만 치는 연습은 나중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목표로 한 스코어를 위해 올겨울 강도 높은 연습을 작정한 골퍼라면 새겨들어야 할 얘기다. “우리나라 연습장은 시간으로 제한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공이 올라오는 대로 빨리 치기 바쁘죠. 그래서 과사용으로 몸에 무리가 오는 겁니다. 각자가 여유를 가지고 틈틈이 몸을 풀어가면서 연습해야 합니다.”

대학 병원에서 30년을 근무한 서 교수는 국내 스포츠의학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특히 골프에 정통한 ‘골프 의사’다. 한국 10대 골프장 선정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2000년 뉴욕 연수 기간 골프 스윙 분석기가 설치된 재활의학과를 방문한 뒤 ‘필’이 꽂혔다. ‘어느 부위에 힘이 떨어져 있어서 스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든가, ‘이쪽에 통증이 있으니 이런 스윙은 부상을 키울 수 있다’처럼 입체적인 진단과 처방이 이뤄지고 있었다.



연수 복귀 이후 서 교수는 미국골프의학회에 참석해 자료를 얻고 경험을 늘리는 한편 네트워크를 확보한 끝에 국내에 대한골프의학회를 만들었다. 그러고는 사비까지 써가며 학회를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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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명예교수, 재활의학 전문의, 스포츠의학 인증의, 노인재활의학 인증의인 서 교수는 올여름 정년 퇴임한 뒤 지난달부터 새 직장인 서울 강서구 서울부민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스포츠재활센터장이라는 새 직함과 함께다. 센터에는 골프 궤적 분석 장비(트랙맨)와 3D골프스윙 분석 장비(기어스골프)가 설치돼 있다. 뉴욕 연수 시절 ‘문화 충격’을 받았던 메디컬센터 재활의학과의 모습과 닮았다. 병원에 따르면 진료실에 이런 장비를 들여놓고 운영하는 것은 아시아권 최초다.

서 교수는 “골프가 뭐가 위험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같은 자세·방향으로 반복해서 공을 치는 거라서 근골격계에 쌓이는 스트레스를 무시할 수 없다. 과사용증후군에 쉽게 노출돼 골프 엘보, 요통, 어깨·무릎·옆구리 통증, 힘줄·인대 파열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며 “겉은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 골병들 수 있는 운동이 골프”라고 했다.

특히 골퍼들이 흔히 겪는 골프 엘보에 대해 서 교수는 “염증이냐, 부분 파열이냐에 따라서 치료가 완전히 달라야 한다. 염증은 스테로이드 치료만으로 드라마틱하게 좋아지지만 파열이라면 일시적으로 좋아진다 해도 100% 재발한다”며 “그래서 초기에 정확한 검사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건강 골프를 위한 지침을 설명하는 서경묵 서울부민병원 스포츠재활센터장. 이호재 기자건강 골프를 위한 지침을 설명하는 서경묵 서울부민병원 스포츠재활센터장. 이호재 기자


라운드 전 꼼꼼한 준비운동도 ‘100세 골프’를 위한 필수 지침이다. “캐디가 안내하는 운동을 열심히 따라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전후로도 개인적으로 허리·어깨·팔 등을 충분히 스트레칭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자리 뛰기도 웜업에 아주 좋아요.”

서 교수는 “국내 골프 마니아층의 50%인 약 30만 명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다는 보고가 있다. 저 같은 의사에게는 그만큼 큰 시장이 있다는 셈”이라며 “좋아하는 운동과 직업인 의학을 결합해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하고 있으니 저는 참 운 좋은 사람이다. 서울부민병원이 골프 관련 부상 진단과 치료의 중심이 되도록 힘쓰겠다. 우리나라 골프 발전에도 미력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올림픽 양궁 2관왕 장혜진의 시아버지이기도 한 서 교수는 베스트 스코어인 2언더파를 두 번이나 쳐본 실력자다. 그는 “70세 넘어서 에이지 슈트(나이와 같거나 더 적은 18홀 스코어 기록)하는 게 목표다. 체력 관리를 더 잘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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