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역대급 한파에 시달린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재도약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올해 들어 주요국들이 강도 높은 긴축에 들어가자 소비자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내리막을 타면서 업계의 위기감은 커지는 양상이다. 가구 업계 1위 한샘이 사실상 렌털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는 등 업체마다 혹한의 시기를 이겨내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인 분위기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가구 업체들은 전년 대비 실적 악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1위 업체인 한샘의 경우 증권가에서 추정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 기준)는 68억 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69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이익이 10분의 1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한샘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 설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는다.
건설·인테리어 자재 부문의 비중이 큰 LX하우시스도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65억 원으로 나타난다. 전년 대비 약 45%의 감익이 예상되는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추정치가 맞는지 여부는 지켜봐야 안다”면서도 “3분기 공개된 실적만 보더라도 주요 업체 뿐만 아니라 업계가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인은 복합적으로 평가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인상 흐름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올해 미국에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전반적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특히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금리 인상폭은 건설·부동산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평가가 많다. 부동산 거래량이 크게 줄고 이사 수요가 급감하는 최악이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빠른 시일 내 업황 회복은 쉽다 않다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년 5%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은 다소 무리에 가깝다는 평가다.
다만 업체들도 대응 전략들을 짜내고 있다. 악재에 가까운 변수들이 적지 않지만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순 없다는 게 업체들 반응이다. 우선 거론되는 건 가격 인상이다. 높아진 원가 부담으로 값을 올리는 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 있지만 이를 통해 실적을 일부 만회할 수 있다는 기대 또한 반영됐다는 해석이 많다. 실제 현대리바트 등은 당장 내년 1월부터 가격 인상에 나선다. 현대리바트의 경우 침대·소파·의자 등 가정용 가구를 대상으로 약 5% 올릴 예정이다. 기존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안들도 나타난다. 이사가 줄어든 상황을 반영해 전면 인테리어보다 부분 시공을 강화하는 방식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단기간 충격을 견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기업 체질 개선도 언급된다. 한샘의 경우 본사 매각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신사업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1월 출시한 업계 최초 가구 구독 서비스 신규 고객 유치도 지난달부터 중단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축소하는 한편 내년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가구 구독 서비스 신규 고객은 추가로 계약하지 않고 기존 고객 서비스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