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리버스' 현직 걸그룹 30人 나선 가상 세계, 못 이룬 꿈 한 번 더(종합)[SE★현장]

‘소녀 리버스’가 이전에 없던 가상 세계를 연다. 현직 걸그룹 멤버들은 현실과 가상을 오가며 못 이룬 꿈을 펼친다. 재미로 시작했던 이들의 이야기는 감동까지 선사한다.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새 예능 프로그램 ‘소녀 리버스(GIRL’S RE:VERSE)’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프로그램 MC를 맡은 가수 바다, 방송인 붐, 댄서 아이키, 크리에이터 펭수와 조욱형CP, 박진경CP, 손수정PD, 조주연PD가 참석했다.

‘소녀 리버스’는 현직 K팝 걸그룹 멤버 30명이 가상의 세계에서 아이돌 데뷔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참가자들은 현실 세계에서의 정체를 숨긴 채 각자의 버추얼 캐릭터를 통해 춤과 노래 실력은 물론, 스타로서의 끼와 매력을 선보인다. 최종 5명의 데뷔 멤버가 선발돼 걸그룹으로 데뷔한다.

가상 세계라는 공간은 생소하면서 신선하다. 소녀들은 VR 플랫폼을 통해 가상 세계 W에서 활동한다. 손 PD는 “W는 월드의 W를 따서 만든 것이다. 아이돌 멤버들을 소녀X라고 지칭하고, 가상 세계의 버추얼 캐릭터는 소녀V”라고 설명했다.

조CP는 “현실 세계에서 버추얼 캐릭터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가상 세계에서 모든 출연진이 진행을 하다 보니 캐릭터들의 자유도가 높다”며 “출연자들의 정체를 감추고 있어서 그런지 더 많은 소녀들이 본 모습과 생각들을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얀출하는 서바이벌보다 속마음과 진심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자신했다.

심사 과정은 여타 서바이벌과 닮아있다. 제작진은 “데스 매치라고 해서 1대1로 붙어서 무조건 한 명은 떨어진다. 노래나 춤 실력을 보는 것도 있지만 버추얼 아바타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봤을 때 아이돌이 가져야 할 노래 춤에만 집중하지 않고 개인적인 매력도 보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실제 관객단을 모셨다. 이들도 VR로 가상세계에 들어와서 봐줬다”며 “앞으로 일반 관객들들도 가상세계에서 도움을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직 걸그룹들이 직접 나섰다는 것은 관전 포인트다. 소녀들은 직접 자신의 버추얼 캐릭터의 세계관과 정체성을 구축했다고. 바다는 “자신의 삶을 투영해서 하다 보니 현실 세계에서 어떤 아픔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유 모를 감동이 있다”며 “자기소개를 할 때 뭉클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키는 “독특한 소녀V 캐릭터들이 많았다. 한 명 한 명이 모두 매력적이었고 이 속에서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순간이 많은데 현실의 가동 범위 이상으로 끼를 부리더라”라며 “하늘을 날거나 골반을 배꼽까지 끌어올리고 하더라. 더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귀띔했다.

이날 가상 세계의 소녀들이 화상으로 연결돼 직접 자신의 소개를 했다. 도화는 서바이벌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현실 세계에서 친구들과 이별을 하게 돼서 또 한 번 모험을 함께 떠날 친구들을 찾으러 왔다”고 밝혔다. 로즈는 “더 많은 분들에게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버추얼 캐릭터로 나서는 만큼 정체 찾기도 재미다. 앞서 예고편이 공개되자 시청자들은 본캐릭터를 추측하고 있다. 소녀들은 서로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모든 녹화를 극비리에 진행하고 있다. 조PD는 “30명을 한곳에 모으기 힘들어서 개인 공간 부스를 만들었다. 그곳에는 자신밖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룰을 만들었다”며 “입장과 퇴장 동선을 만들어서 선입선출 방식으로 통솔했다. 절대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개인 동선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다는 “화장실을 정말 힘들게 갔다. 겹치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 덧붙여 엄격한 보안 유지를 가늠케 했다.

조PD는 “‘소녀 리버스’는 탈락이라는 표현을 안 쓴다. 우리는 소녀V의 소멸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소멸하면서 정체가 드러난다 프로그램을 꼼꼼히봐주시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추얼 캐릭터는 2D로 구현됐다. 손PD는 “가상 세계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할 수 없는걸 해보고 싶었다. 실제 인물과 가깝게 하는 3D보다 환상과 꿈에 가깝게 만들고 싶어서 2D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왓쳐’라고 불리는 MC진 붐, 바다, 아이키와 펭수도 버추얼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특히 붐이 만족해했다고. 붐은 “닮은 꼴로 최대한 멋있게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차은우의 얼굴을 만들어줬다.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또 다른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해 폭소케 했다.

2D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저작권 문제로 잡음도 있었다. 일부 크리에이터와의 합의가 마무리되지 못해 첫 방송이 연기됐던 것. 조CP는 “기다려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캐릭터 제작한 분들과 합의 과정이 있었고 원만한 합의 끝에 나오게 됐다”며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MC진들은 독특한 콘셉트에 확 빠져들었다. 붐은 “크게 놀랐다. 대한민국 기술력이 여기까지 왔구나 싶었다”며 “방송을 할 때 호흡이 빠른 편인데 이게 전달이 될까 싶더라. 즐거움과 웃음이 나올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첫 녹화하고 다 무너졌다”고 밝혔다. 이어 “한 번뿐인 인생은 깨졌다. 세네번 사는 느낌이더라”고 말했다.

최종 멤버 5인은 신곡을 발표하고 활동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론칭에 앞서 30명의 소녀들이 함께한 ‘약속해’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손PD는 “유명 작곡가에게 부탁을 드렸는데 초안으로 정말 괜찮은 곡이 나왔다. 그 곡으로 데뷔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계획은 차차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총괄 연출을 맡은 박CP는 ‘소녀 리버스’를 서바이벌이 아닌 올스타전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서바이벌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각자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분들이 나오는 것”이라며 “소녀들도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는데 옆에서 절실하게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진심으로 임하게 됐다고 하더라. 영화 같은 울림이 상당 부분 있다”고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한편 ‘소녀 리버스’는 내년 1월 2일 오후 9시 카카오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첫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