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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이슈에도 목소리…세력 넓히는 소액주주

물적분할 반대 외친 주주연합

지배구조 혁신 위해 이름 변경

가입대상 종목 11개로 늘리고

우호지분 측정 앱도 자체 개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적 분할 이슈에만 대응하던 소액주주연대가 기업들의 지배구조와 불공정 이슈에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다. 이들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을 최대한으로 확보하려는 운동을 전개하고 지분 확보의 공신력을 얻기 위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시스템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27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물적 분할 반대 주주연합’은 ‘기업 지배구조 혁신 주주연합’으로 최근 이름을 변경했다. 당초 소액주주연대는 DB하이텍(000990)풍산(103140) 등 물적 분할을 추진했던 기업들에 반대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결집했다. 하지만 연합의 이름을 물적 분할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인 ‘기업 지배구조 혁신'으로 바꾸면서 한국 주식시장의 고질병인 기업 지배구조 분야 전반에 대한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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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연합은 가입 대상 종목도 대폭 확대했다. 지금까지는 DB하이텍·풍산·SK이노베이션 등 물적 분할 관련 8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최근 알테오젠(196170)·헬릭스미스(084990)·OCI(010060)를 연합에 추가했다. 알테오젠은 자회사에 핵심 파이프라인을 넘겨 기업가치가 훼손됐다는 지적, 헬릭스미스는 불공정 매각 의혹, OCI는 인적 분할과 관련해 비판을 받는 기업이다. 이로써 주주연합에 가입된 종목은 11개로 늘어났으며 약 3000여 명이 연합에 참여하고 있다.

물적 분할에 분개한 주주들이 모인 연합이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이들은 DB하이텍과 풍산이 추진·검토하던 물적 분할을 철회시키는 성과를 냈다. 적극적으로 지분을 모으고 회사 측에 반대의 목소리를 전한 결과다. 물적 분할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켜 공론화에 성공한 셈이다.

전선을 넓힌 주주연합은 보다 체계적으로 주주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시스템을 정비 중이다. 우선 올해 주주 명부 폐쇄를 앞두고 ‘주식 모으기’ 운동에 나섰다. 이날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목소리의 힘을 키우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것이다. 또 이전까지는 비공인 설문조사를 통해 연대 측 우호 지분을 추정할 수만 있었으나 자체 앱을 통해 지분의 공신력을 높일 예정이다. 주식 잔액 증명서를 통해 실제 우호 지분의 규모를 측정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면서다.

아울러 주주연합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촉구해나갈 계획이다. 앞서 주주연합은 11월 물적 분할 반대 및 기 분할된 자회사의 중복 상장 반대와 분기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문화 강화를 목적으로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바 있다. 주주연합 관계자는 “연합에 속해 있는 종목들에 대해 예외 없이 3월 정기주총 때 총력전에 나설 예정”이라며 “3월 정기주총 때 소액주주 측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기존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사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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