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제주 식당주인 살해범들…'몰카' 설치해 비밀번호 알아냈다

제주지역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피의자가 20일 오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제주지역 유명 음식점 대표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피의자가 20일 오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의 유명식당 대표를 살해한 일당이 범행 전 피해자 주거지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려고 택배기사로 위장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26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혐의와 살인교사 혐의로 각각 구속된 50대 남성 김모씨와 박모씨는 당초 알고 있던 피해자 주택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자 현관에 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달 고향 선배이자 피해자와 가까운 박씨로부터 피해자 주거지 비밀번호를 건네받았다.

김씨는 11월 말께 범행을 위해 제주를 찾았으나 공동현관만 통과했을 뿐, 피해자 주거지 침입에는 실패해 범행하지 못한 채 돌아갔다. 당시 피해자는 박씨와의 사이가 나빠지자 현관 비밀번호를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김씨는 박씨와 공모해 피해자 주거지 현관을 비추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기로 했으며, 12월 초 거주지인 경남 양산에서 배편을 통해 다시 제주로 내려와 이를 실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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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로 위장한 김씨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김씨는 거주지에서 오토바이를 가져오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김씨는 설치 당일 몰래카메라를 회수해 피해자 집 비밀번호 4개 숫자 중 3개 숫자를 파악했다. 김씨는 알아낸 번호를 박씨에게 전달했고, 박씨는 해당 비밀번호가 피해자와 관련된 기념일이라는 사실을 유추해 나머지 숫자 1개도 알아냈다.

이에 지난 15일 다시 제주로 온 김씨는 이튿날인 16일 오후 3시 10분께 해당 비밀번호를 이용해 침입한 뒤 귀가한 피해자를 집에 있던 둔기로 살해했다.

한편 김씨 부부는 범행을 사주한 박씨로부터 은행계좌로 1000여만 원, 현금으로 1000만 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간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은 있지만, 경찰은 청부살해 범죄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였던 박씨가 모든 범행을 설계했다고 보고 있다”며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박씨는 검찰 송치 시 혐의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28일 살인을 공모한 혐의로 함께 구속된 김씨 아내 40대 이모씨를 포함해 피의자 3명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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