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실종된 '연말 특수'…반도체 생산 11.0% 줄고 소비 1.8% 감소

전체 생산 늘었지만 백신 구입 늘린 공공 역할 커

'주력 업종' 반도체 생산 11.0%·수출 21.4% ↓

소비 3개월 연속 감소…"이태원 참사 등 영향"

부산항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부산항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주력 업종인 반도체 경기가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11.0% 뚝 줄었고, 수출은 21.4% 급감했다. 이태원 참사 등의 영향으로 소비마저 3개월 연속 감소해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1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이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설비 투자도 전월 대비 1.0% 늘었지만,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1.8% 감소했다.



생산은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정부가 치료제와 백신 구입을 늘린 영향이 주요했다. 지난달 생산이 전월 대비 0.1% 증가한 것 중 공공행정의 기여도는 0.16%P으로 제조업(0.13%P), 건설업(0.08%P)보다 컸다. 즉 경제 주축인 제조업이 이끈 ‘건강한 증가세’가 아니라서, 반짝 증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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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반도체 업황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1.0% 감소했고, 수출은 21.4% 급감했다. 반도체업 가동률 지수도 전월 대비 12.0% 줄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증대되고 있고 IT 수요가 둔화한 영향”이라며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 반도체 생산이 감소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소비마저 ‘연말 특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의복 등 준내구재는 전월 대비 5.9%, 가전제품은 1.4% 줄었다. 지난달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동절기 의류와 난방가전 판매가 모두 감소한 영향이다. 소매 판매와 함께 소비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서비스업 생산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 대비 5.0% 줄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은 4.0% 감소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이 감소 폭은 지난해 12월(-10.9%) 이후 최대다. 어 심의관은 “이태원 참사의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개선되며 자동차 기계 장비 위주로 투자는 늘었지만 제조업 경기 자체가 개선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어 심의관은 “생산이 상승 전환했지만 생산지수(115.3) 자체가 높은 수준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 여건이 좋지 않아 제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도 향후 경기 흐름에 부담 요인이 더 많다고 봤다. 기재부는 “공급망 차질 완화와 중국의 방역 조치 완화 등 긍정 요인도 있으나 수출 감소, 반도체 재고 누적, 화물 연대 운송 거부 여파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재정을 65% 집행해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하고 규제 혁신, 재정·금융 지원 등으로 민간 활력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세종=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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