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반도체 생산 11% 뚝…소비도 석달째 내리막

■11월 산업동향…내수 부진 지속

전체 생산 5개월만에 반등 불구

제조업 아닌 공공행정 기여 영향

경기 동행·선행지표 동시에 하락

秋 "상반기 중 재정 65% 집행"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상가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연합뉴스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상가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연합뉴스




11월 산업생산이 다섯 달 만에 소폭 증가했지만 한국 경제의 주축인 반도체 생산이 두 자릿수 급감했다. 고물가 등에 소비 여력이 줄어 소매 판매도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과 내수 모두 고전하면서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1월 생산은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0% 늘었지만 소매 판매는 1.8% 줄었다.

생산은 5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지만 ‘반짝’ 증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생산 증가분 0.1% 중 공공행정의 기여도가 0.16%포인트로 가장 컸고, 제조업은 0.13%포인트, 건설업은 0.08%포인트에 그쳤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정부가 치료제와 백신 구입을 늘린 게 주 원인으로 제조업이 이끈 내실 있는 증가세가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반도체 부진이 우려된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1.0% 감소했고, 수출은 21.4% 급감했다. 반도체 생산 능력 대비 실제 생산 실적을 의미하는 가동률지수도 전월 대비 12.0%포인트 줄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중국도 다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 반도체 생산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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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마저 3개월 연속 감소, ‘연말 특수’는 실종되다시피 했다. 지난달 의복 등 준내구재는 전월 대비 5.9%, 가전제품은 1.4% 줄었다.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동절기 의류와 난방가전 판매가 모두 감소한 영향이다. 소매 판매와 함께 소비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서비스업 생산 실적도 부진하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 대비 5.0% 줄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은 4.0% 감소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감소 폭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가 있던 지난해 12월(-10.9%) 이후 가장 크다. 어 심의관은 “이태원 참사의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개선되며 자동차 기계 장비 위주로 투자는 늘었지만 이런 투자가 향후 제조업 경기를 호조로 이끌 동력이 되기는 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어 심의관은 “생산이 상승 전환했지만 지수 자체가 높은 수준이 아니라 제조업이 호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지수는 115.3으로 지난 2분기(117.1)와 3분기(117.6)보다 낮다. 그나마 설비투자가 1.0% 증가해 두 달 연속 올랐다.

경기동행·선행지수가 공히 하락한 것도 눈에 띈다. 현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7로 7개월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0으로 5개월 연속 내렸다.

정부는 신속한 재정 집행으로 경기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내년 상반기 중 재정을 역대 최고 수준인 65% 이상으로 신속히 집행할 것”이라며 “민생과 직결되는 일자리와 복지·물가 안정 사업은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다음 주 중 재정 신속 집행 계획을 발표한다.


세종=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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