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패딩 점퍼에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책상 위에 검은색 부직포 가방 놓고 갔어요.”
신원을 드러내지 않은 한 시민이 성금을 전달해 연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29일 천안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께 50~60대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청룡동행정복지센터에 1층 맞춤형복지팀을 찾아 한 직원의 책상 위에 가방을 놓고 갔다.
그는 '어떻게 오셨냐?'고 묻는 직원에게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누군지 알려고 하면 이것(돈 가방)을 다시 들고 나가겠다'고 해서 직원은 "더 물어볼 수 없었다"고 당시 기부자와 간단히 나눴던 대화를 전했다.
기부자가 떠난 뒤 가방을 열어본 직원은 깜짝 놀랐다. 그 속에는 '좋은 일에 써주세요'라고 쓰인 봉투와 5만원권 지폐 100장씩 묶여 있는 19개 다발(9500만원), 1만원권 100장 묶음의 4개 다발(400만원) 등 모두 9900만원이 들어 있었다. 또 “성금, 좋은 일에 써주세요”라고 손글씨로 쓴 편지도 있었다.
이에 시는 이날 시장실에서 기부자가 없는 가운데 기부금을 천안시복지재단에 전달했다. 박상돈 시장은 "요즘같이 어려운 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큰돈을 선뜻 기부한 한 시민의 아름다운 마음이 널리 퍼져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천안에서는 지난 23일에도 한 익명의 기부자의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기부자는 조손 가정 아이들에게 사용해 달라며 현금 352만6700원이 담긴 검은 봉지를 천안시 복지정책과에 두고 갔다. 그는 전통시장에서 버섯을 판매한 수익금을 모아 성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