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마약스캔들 무관한데" 고려제강, 창업주 혈연관계 도마올라 '속앓이'

고려제강과 무관한 기업이지만 창업주 선대 회장 손자 이유로 "억울한 논란"

일부 재벌가 기업들도 창업주 3세 리스크 피해로 이미지 타격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남양유업과 효성그룹 등 창업주의 손자인 재벌가 3세와 연예인, 유학생 등 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와 관련 언론에서는 ‘고려제강(002240) 창업주 3세’가 언급됐다. 업계에 따르면 이 사건에 연루된 홍모씨는 실제로는 고려제강과 무관한 K사의 임원이다. 창업주인 고 홍종열 명예회장은 4남 1녀를 두었고, 마약 사건 혐의를 받는 홍씨는 고려제강과는 50년 전 계열 분리된 다른 기업 총수의 아들이다. ‘창업주 3세’는 맞으나 실제 고려제강과는 관련 없는 인물이라는 의미다.



고려제강 측 관계자는 “실제 ‘고려제강 3세’는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주변으로부터 문의와 오해를 받고 있어 고려제강 경영인으로서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고통 받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온 고려제강 이미지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호소했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1960~1980년대 산업화를 이끈 이후 2세 경영에 이어 최근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 고려제강도 산업화 주역 가운데 하나다. 전문 경영수업 등으로 착실히 역량을 다진 ‘3세 경영인’이 있는가 하면 창업주라는 뿌리에서 형성된 재벌가의 확장이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나타나는 사례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번 마약류관리법 위한 혐의에 대한 사건으로 기소된 효성그룹도 억울한 3세 리스크의 피해 사례다. 효성그룹 측은 “이번에 기소된 사람의 집안은 효성그룹과 이미 40여년 전에 계열분리돼 사업적으로 현재의 효성그룹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은 바 있다.

과거 음주운전 등 물의를 일으킨 ‘롯데가 3세’도 롯데그룹과는 별개다.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아들인 신모씨는 이미 오래 전 계열 분리한 기업의 관계자라는 이유로 ‘롯데가 3세’로 언급됐다. 신 씨의 사건은 영화 ‘베테랑’에도 등장했다. 이 영화에 ‘야구 방망이 한 대에 100만원’ 매값이라는 ‘재벌 갑질’로 등장한 최모씨도 ‘범 SK가’로 불렸다. 최씨는 SK 창업주 고 최종현 선대 회장의 조카는 맞지만 현재의 SK그룹과는 무관한 인물이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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