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협회장들은 계묘년 새해 최우선 과제로 불안정한 거시경제 여건에 대비한 금융시장 안정을 꼽았다. 금융위기 전조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가운데 두꺼운 방파제를 쌓아 실물경제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30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2023년에도 높은 물가와 금리 수준이 유지되며 경제성장률은 하락하고 시장 불확실성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물가와 고금리의 고통을 가장 크게 느낄 취약 계층이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와 금리가 급등하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며 신용 경색이 닥친 올 한 해를 ‘전호후랑(前虎後狼)’이라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누적된 가계부채가 우리 금융 시스템의 큰 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상환 능력 기반 대출 관행 정착 및 분할 상환 확대 유도, 취약 차주 채무 조정 프로그램의 보완 및 확대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기업 부문에서 촉발될 수 있는 잠재 리스크 대응을 위해 부실 진단, 재무 개선 및 재기 지원 제도 보완 등과 더불어 내년 10월 일몰 예정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기한 연장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협회장들도 위기관리와 정책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위기 상황에서는 사소해 보이는 꼬리 리스크도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는 만큼 과도할 정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과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본격 도입으로 보험 산업의 큰 변화가 예상되는 해인 만큼 신(新)제도의 연착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과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빠른 시일 내 유동성 리스크에서 벗어나 경제 회복에 필요한 여신을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위기 극복의 첨병’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