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기(그게) 돈이 됩니까?”
화제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사실상 주인공 진양철 회장의 명대사입니다. 그의 기준에 돈이 되는 일, 순양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면 친자녀들마저도 잔칫집에 꼬인 거렁뱅이 취급을 하는 고약한 양반이죠. 드라마에서 진 회장은 영화 사업을 하는 넷째 아들에게 이 같은 독설을 내뱉었는데요. 당시 시대 배경은 1980년대 후반. 그로부터 30여년이 훌쩍 흐른 지금은 영화, 드라마, 케이팝 등 미디어 산업이 꽤 돈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OTT 플랫폼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성비-퀄리티-한류’ 3박자를 갖춘 K-드라마는 이미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섰는데요. 오늘의 <코주부>에서는 경기와 상관없이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K-드라마 전망과 수혜주까지 살펴보겠습니다.
회장님, 이제 돈이 됩니다
K-드라마가 돈이 되는 가장 큰 이유, 바로 OTT 간의 경쟁 때문입니다.
①OTT 투자가 지속되며 제작 편수 확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을 끝낸 OTT 업체들은 최근 젊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아시아를 핵심 시장으로 꼽으며 혈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선?후발 주자들의 경쟁 격화로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화제의 <재벌집 막내아들>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 여러 OTT에 국내 판권을 판매했고, 아시아 최대 OTT 플랫폼 뷰(Viu)를 통해 해외 판권 계약을 체결해 20% 이상 높은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디즈니플러스는 심지어 내년에 공개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오리지널 콘텐츠 50여편 가운데 13편을 K-콘텐츠로 배정했습니다. 단일 국가로는 최대죠.
왜 이렇게 한국만 유독 환대를 받을까요? 전통의 콘텐츠 강국 일본도 있고, 감성의 대만도 있는데요. 이건 여러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오징어 게임>으로 설명이 끝났거든요.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청자까지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국뽕 허용). 게다가 K-드라마는 미친 가성비도 자랑합니다. <오징어 게임> 총 제작비로 200억원 가량 투입됐던 반면 넷플릭스의 또다른 대표작 <기묘한 이야기>는 ‘회당’ 95억원이 들어갔습니다. 투자금액과 성과를 비교할 때 K-드라마를 찾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②제작비 규모도 커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
이 같은 K-드라마 확보 경쟁으로 제작 편수가 증가될 뿐만 아니라 제작 단가가 높아지면서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한류스타 주연의 텐트폴(거대 자본과 유명 감독 및 배우가 대거 투입된 콘텐츠) 작품과 시즌제를 중심으로 한 제작비 및 리쿱율(제작비 회수율) 상승이 예상됩니다.
텐트폴 작품은 판매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재벌집 막내아들>도 송중기와 같은 S급 배우가 출연하면서 판매처를 여러 곳으로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죠. 텐트폴 작품의 성공은 제작사에게도 투자한 스케일만큼 큰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시즌제도 수익성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시즌1이 성공하면 시즌2부터는 제작비와 리쿱율 증가가 예상되면서 시즌3까지 기대감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2>의 제작비는 약 1,000억원으로 전작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다수의 시즌제 작품을 확보한 제작사일수록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2023년 기대되는 K-드라마 제작사 (by. 하나증권)
<텐트폴 픽>
①키이스트: 공효진/이민호 주연의 <별들에게 물어봐(??사진)>를 내년 방영 예정. <파스타>, <질투의 화신> 등을 집필한 서숙향 작가의 작품에 S급 스타의 출연으로 최대 기대작.
②팬엔터테인먼트: 아이유/박보검 주연의 <인생(가제)>를 내년 2분기 촬영 예정. <동백꽃 필 무렵>의 임상춘 작가와 <나의 아저씨>의 김원석 감독의 만남으로 대작 기대감 솔솔
③스튜디오드래곤: 김수현/김지원 주연의 <눈물의 여왕> 방영 예정. <사랑의 불시착>의 박지은 작가, 장영우 감독의 차기작으로 확신의 대작
<시리즈 픽>
①스튜디오드래곤: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 <소년심판>, <더 글로리>, <경성크리처>의 시즌2를 확정했고, 이 중 최소 2편이 내년 방영 예정. 이 외에도 <아스달 연대기 2>,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2> 등이 예정돼 있음
②콘텐트리중앙:
③SBS(스튜디오S): <낭만닥터 김사부 3>, <모범형사 2>, <소방서 옆 경찰서 2> 등 다수의 시즌제 작품을 준비 중
회장님, 이젠 '월클'입니다
진양철 회장의 명대사 중 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니 어디 전국체전 나가나?” 순양전자가 국내 1등이라며 실실거리는 큰 아들에게 날리는 일침입니다. 진 회장이 믿기 힘들겠지만 K-콘텐츠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뛰고 있습니다.
①한류와 중국 시장
앞서 OTT 경쟁에서 언급했듯이 K-드라마의 승승장구는 한류의 힘이 큽니다. K-드라마가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을 사로잡은 덕분이죠. 중국이 K-드라마를 본격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하면 지금보다 더 큰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중국 내 K-드라마의 위상이 높은데다 OTT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위기는 좋습니다. 한한령 시행 이후 6년 만에 중국 TV 채널에 K-드라마가 방영될 예정이고 지난 11월부터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한국 드라마가 잇달아 중국 OTT 서비스에 배급되는 등 한한령 완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국내 제작사들은 중국에 드라마를 판매 하더라도 방영을 하지 못해 실적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중국 시장 개방될 경우 구작이 많은 대형사를 포함해 중소형사도 동반 낙수효과를 기대해 볼만합니다. 하나증권은 "중국의 선심의·후방영 원칙 때문에 현재는 구작들의 방영만 이어지고 있는데 향후 동시 방영이 가능해질 경우 드라마 제작사 시가총액에 약 2~4조원 내외의 상승 요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②미국 진출
그리고 꿈의 무대 미국입니다. 콘텐트리중앙과 CJ ENM은 각각 미국 제작사 Wiip과 피프스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간접 진출했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미국 드라마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직접 진출을 했고요. 콘텐트리중앙과 CJ ENM은 현지 제작사를 인수하면서 단기적 손실을 보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쯤에는 인수한 미국 제작사들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미국 드라마
오리지널임에도 실제 수취 이익은 약 50억원 이상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드라마는 회당 제작규모가 한국보다 5배 이상 크기 떄문에 간접진출 대비 실제 이익 규모가 더 큽니다.
현재 미국에서 공동 기획개발 중인 IP는 10개로 스튜디오드래곤 자체 IP 작품 5개가 리메이크로 기획 개발 중입니다. 미국에 직접 진출한 덕분에 당장의 손실은 없지만 매출 발생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작품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체크할 필요는 있습니다.
콘텐츠 산업은 업종 계절성이 없으나 주가는 신년 기대작을 공개하는 연말 연초가 좋은 흐름을 보이는 편입니다. 특히 내년 초는 중국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있는데다, OTT 업체와 제작사 모두 공격적인 제작편수를 공개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기대감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중에서도 제작 규모가 크면서 IP를 보유하고 있고, 시즌제 가능성이 있는 작품 중심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럼 오늘도 성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