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맞서 가스관을 걸어 잠근 결과 천연가스 수출 및 생산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고 AFP 통신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가 독립국가연합(CIS) 이외 지역으로 수출한 가스 물량은 1009억㎥로 전년(1851억㎥) 대비 45.5% 쪼그라들었다. 전체 가스 생산량 역시 4126억㎥로 13년래 최고치였던 직전 해( 5148억㎥)보다 19.9% 감소했다.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텔레그램 성명에서 대신 중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급증하고 있다면서 "1월 1일부터 중국에 대한 가스 공급은 완전히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스프롬은 시베리아 가스관을 통해 중국으로 공급되는 가스의 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대 중국 가스 공급은 일일 계약량을 꾸준히 넘겼고 연간 의무 공급량을 초과했다"면서도 구체적인 공급량은 밝히지 않았다. 이어서 밀러 CEO는 "세계 가스 소비 증가의 전망은 대부분 아시아, 그중에서도 중국과 관계가 있다"며 "우리는 이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AFP는 “지난주 밀러 CEO는 회의에서 가스프롬이 ‘매우’ 힘든 한 해를 보냈음을 인정했다”며 “그는 서방 제재로 인한 에너지 시장의 전면적인 변화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대폭 낮췄으며 지난해 말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한 데 이어 다음 달 가스 가격 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중국과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과의 '3자 가스연맹' 결성을 추진하는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