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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카카오엔터, 기업가치 10조 깎아 해외서 1조 투자 유치

지난해 20조 기업가치로 추진 당시는 난항

싱가포르·사우디 국부펀드 각각 5000억 베팅

새해 첫 대규모 자금 조달…신규 M&A '주목'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인 카카오(035720)엔터테인먼트가 20조원이던 기업 가치를 절반 가까이 내리면서 아시아 대형 국부 펀드들로부터 1조원 이상자금 조달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사를 인수·합병(M&A)하며 몸집을 불려온 카카오엔터는 이번 자금 유치로 투자를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카카오엔터에 최대 1조 원을 5대 5비율로 투자하기로 하고 투자를 주도하는 GIC가 막판 조율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국내 사모펀드 H&Q코리아가 1000억~2000억 원을 함께 투자하기로 하면서 카카오엔터는 최대 1조 2000억 원 규모로 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새해 첫 대규모 투자 유치 사례가 된다.

카카오엔터는 처음 상장 전(Pre IPO) 투자 유치를 시작했을 당시 기업가치를 약 20조 원으로 놓고 접촉했다. 초기에는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 글로벌 사모펀드와 협상했지만 너무 높은 기업가치에 포기했다. 이후에도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투자 심리 악화에 기업 가치는 하향 조정됐고, 결국 소속 연예인들이 투자했던 2021년 당시 기업가치와 비슷한 수준인 10조 5000억 원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외부 투자를 받게 됐다.



2021년 5월 기획사 안테나를 카카오엔터에 매각한 유희열씨는 같은해 11월 카카오엔터 지분을 기업가치 약 10조 원 수준에 0.07% 취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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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는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와 연예기획사는 물론 웹툰, 웹소설 등 지적재산권(IP) 분야에서 다양한 M&A로 몸집을 키워왔다. 2021년 약 1조1000억 원을 투입해 인수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가 대표적이다.

옛 카카오페이지는 2021년 3월 카카오엠을 흡수 합병했고 양사의 통합 첫 해 매출액 1조2468억 원을 기록했다. 합병 전 두 회사의 2020년 합산 매출이 6298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덩치를 두 배로 불린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는 덩치를 빠르게 키우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면서도 "수익성이 높지 않은 회사라는 점은 높은 기업가치로 평가 받는데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GIC가 다시 한번 카카오엔터에 자금을 투입하는 밸류 업(Value Up) 투자 사례라는 점에서도 이목을 모은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는 2016년 옛 포도트리(카카오페이지)의 기업가치를 5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해 1250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 때 GIC가 앵커PE의 주요 투자자였다.

PIF는 한국 콘텐츠 산업을 높이 평가해 이번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PIF는 엔씨소프트(9.26%)와 넥슨(9.49%) 주식을 꾸준히 취득한 결과 현재 양사의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선 카카오엔터의 M&A 시선이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로 다시 향할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부터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와 1조 원대 경영권 인수 협상을 진행했지만 가격 이견,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대우 문제 등 견해차로 인수가 불발됐다.


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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