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국민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동시에 올려 ‘더 내고 더 받는’ 방향으로 연금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금개혁특위는 3일 전체 회의를 열어 국민연금 수령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67세로 약간 늦추는 내용 등이 담긴 개혁안에 대한 중간보고를 받았다. 여당이 요구한 ‘재정 안정을 위한 보험료율 인상’과 야당이 주장한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소득대체율 인상’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의견 접근이 이뤄진 셈이다. 현재의 보험료율(9%)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8%의 절반 수준인 데다 소득대체율도 42.5%로 OECD 평균(51.8%)보다 낮다.
그러나 이대로 가면 국민연금은 2039년 적자로 돌아서고 2055년쯤 고갈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료를 크게 올리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연금을 더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치권에 ‘더 내고 더 늦게 받는’ 방향으로 강도 높은 연금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렇게 되면 연금 개혁은 국민들에게 인기 없는 정책이 될 공산이 크다.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올해가 연금 개혁의 적기인 이유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연금 개혁과 관련해 “늦어도 2024년에는 국회에 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해 개혁 의지를 의심케 한다. 당초 복지부가 올해 10월에 개혁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것보다도 일정이 더 늦어진 것이다.
정부는 올해를 넘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연금 개혁에 임해야 한다. “인기 없고 욕을 먹어도 해야 할 개혁을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약속이 공언무시(空言無施·빈말만 하고 실천이 따르지 않음)로 끝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여야가 올해 상반기 중 입법 논의에 착수해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고 내년에 시행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짜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과 통합해 개혁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