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거래일부터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쇼크’ 수준의 급락세를 보였다. 빅테크 ‘대장주’인 애플은 시가총액 2조 달러 선이 무너졌고 지난해 65% 폭락했던 세계 1위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이날도 12% 추가 급락하며 한 해를 시작했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이날 3.7% 급락한 125.07달러에 장을 마쳐 시총이 1조 9900억 달러로 미끄러졌다. 애플의 시총이 2조 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뉴욕 증시에서 시총 2조 달러를 넘는 기업은 전무한 상태다. 애플은 지난해 미국 증시 하락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가 내려앉은 후로 유일하게 2조 달러 선을 지켜온 기업이었다. 지난해 1월에는 장중 시총이 3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에 따른 경기 침체와 중국 공장 생산 차질 등으로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1조 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테슬라는 새해에도 매도 주문이 이어지며 3일 12.2% 내린 108.10달러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14% 넘게 추락하기도 했다. 목표에 미치지 못한 전기차 인도 실적이 수요 둔화 우려를 키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테슬라의 지난해 인도 대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1만 대였지만 연간 50%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미달했다. 특히 4분기에는 재고 처리를 위해 대대적인 할인 판매를 했지만 인도량이 40만 5278대로 월가 예상치(43만 1117대)를 밑돌았다. JP모건은 테슬라 마진 축소를 예상하면서 목표 주가를 125달러로 낮췄다. 그레그 배석 AXS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서 “경기 침체 환경이 새해에도 기술주에 추가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과 테슬라의 주가 부진은 뉴욕 증시 전체를 끌어내렸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0% 떨어진 3824.1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76% 내린 1만 386.99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소폭(0.03%) 하락한 3만 3136.37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