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뭘 방탄이라는 거냐”…檢 출석 결정 후 공세 전환한 이재명

①성남 FC 검찰에 소명 가능

②당 내부 결속 지지층 결집

③중도층 이탈 주춤에 자신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이례적으로 기자들을 대상으로 즉석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그간 기자들의 질문을 피했던 모습과 대비되는 모습에 자신을 향한 사법리스크에 소극적인 태도에서 공세 전환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당 안팎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의 ‘방탄용 임시국회’ 공세에 대해 “제가 소환조사를 받겠다고 하는데 무엇을 방탄하냐”고 말했다. 검찰 소환은 물론 여당의 공세에도 물러서지 않고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 대표는 한동안 ‘혼밥’을 한다는 소문까지 퍼질 만큼 대외적인 활동을 최소화했지만 검찰의 소환 소식 이후 오히려 활발하게 대내외 강성 메시지를 내놓으며 지지층 결집과 당내 결속을 다지고 있다.



당장 지난달 22일 고향인 안동에서 진행한 경청투어 도중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소환을 통보한 사실을 알린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히 임하도록 하겠다”며 검찰에 출석할 뜻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인사는 “(성남FC 의혹은) 이미 무혐의로 종결된 적이 있는 사건인 만큼 혐의 소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자신감은 최근 언론과의 소통 활로를 넓히는 모습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취임 이후 대부분의 질의응답을 거절하고 공식 기자회견을 한 번도 가지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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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에서 열린 신년 첫 최고위 직후에도 예정에 없던 질의응답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 대응을 당과 분리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다’는 질문에 “개인에 대한 공격인지 당에 대한 공격인지 판단이 서로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당 외부뿐만 아니라 당 내부 결속에도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의례적인 신년 인사 차원이라고 하지만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도 단일대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혼연일체가 돼서 더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대표의 공세 전환으로 중도층의 이탈도 주춤하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의 검찰 소환 통보가 알려진 12월 마지막 주(12월 5주차)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43.2%로 직전 주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12월 2주차 48.1%를 기록한 뒤 45.8%, 43.2%로 매주 하락하던 중도층 이탈이 멈춰선 셈이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은 2.1%포인트 하락(39.4%→37.3%)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수도권 한 민주당 의원은 “소명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당 결속뿐만 아니라 중도층에게도 충분히 통하는 것”이라며 “다만 소환 조사를 직접 받고 그 결과에 따라서 중도층 포섭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10일께 검찰에 자진 출석을 예고하고 있다.


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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