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여의나루역, 신당역, 시청역 등 지하철 지하역사를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 공간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4일 시청에서 개최한 신년 직원조례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하철역사 혁신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프로젝트 발표를 맡은 이지현 서울시 비전전략수석은 "서울을 뉴욕을 능가하는 세계 1위의 매력적인 도시로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3개월 간 마련한 아이디어"라며 "하루 590만 명이 이용하는 장소, 가장 편리하고 매력적인 장소, 약자와의 동행을 실현할 수 있는 장소로서 지하철역사 지하공간을 새로운 모델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새로운 수익사업 발굴 △노후·혼잡역사 시설 개선 △쾌적하고 머무를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 조성 △통합 콘셉트 및 전문 운영 등 4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여의나루역, 신당역, 시청역 3곳이 첫 번째 대상지로 선정됐다. 여의나루역은 역 전체를 '러너(runner) 스테이션'으로 조성한다. 지하 1∼4층에 락커와 쉼터, 가상현실(VR) 러닝 공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공간 등을 조성하고 달리기 트랙 콘셉트 디자인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신당역은 최근 신당동 일대가 '힙당동'으로 불리며 신구 문화가 조화를 이룬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는 점을 고려해 거리 문화 공간으로 만든다. 원래 환승 통로로 계획됐다가 10호선 개통이 무산으로 면적 2980㎡ 규모의 유휴 공간이 생긴 역사 지하 1층은 MZ세대를 위한 액티비티 스포츠 파크와 비보잉 무대로 바뀐다.
시청역 지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제2의 서울광장'으로 조성한다. 이 수석은 "시청역과 을지로역 사이 시티스타몰 지하 2층 하부에 활용 계획 없이 방치된 면적 3800㎡ 규모의 공간이 있다"며 "이곳에 놀이시설 등을 넣어 책 읽는 서울광장과 연결되는 '언더그라운드 광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들 역사 3곳을 대상으로 연내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실행계획을 세우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재정사업과 민간투자로 병행하되 협소한 개발 공간으로 인해 민간투자 유치가 어려운 곳에는 투자한 기업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인센티브를 줄 수 있게 하는 등 제도를 손질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래공간기획관, 도시교통실, 디자인정책관, 서울교통공사, 관광체육국 등 서울시 여러 부서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추진한다.
오세훈 시장은 "부서 간 원활한 협업과 의사소통이 이뤄지면 작품이 나올 때가 많다"면서 "지하철역사 프로젝트는 제가 강조하는 창의행정에 정확히 들어맞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날 서울시 신년 직원조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렸다. 시 본청, 사업소, 투자출연기관 등 직원 450여명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직원 특강에서 "서울시정의 1순위 가치인 '동행·매력 특별시'를 즐겁고 효율적으로 만들려면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면서 "올해를 과감하게 저지르는 해로 만들자. 서울시 직원들이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돼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