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굴기에 K제조업 위태…OLED도, LNG선도 벼랑 끝 [뒷북비즈]

■ 中 저가·물량 공세에…밀려나는 韓 주력산업

K배터리 세계점유율 7%P↓23%

디스플레이 이어 OLED 맹추격

韓 독점 LNG선 발주까지 잠식

삼성디스플레이 직원이 노트북용 OLED 패널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사진 제공=삼성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직원이 노트북용 OLED 패널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사진 제공=삼성디스플레이




중국의 강력한 굴기 전략 속에 디스플레이·배터리·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가격 경쟁력을 키우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따돌리거나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적은 정부 지원 속에 반기업 정서가 확산하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고전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SK온·삼성SDI(006400)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23.2%로 1년 사이 7.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세계 1위인 중국 CATL은 점유율을 37.1%까지 끌어올리며 한국 기업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12.3%의 점유율에 그치면서 중국 비야디(BYD)에 2위 자리를 내줬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중국발 공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일본과의 격전을 거쳐 글로벌 1위에 올랐던 ‘K디스플레이’는 2021년 매출액 기준으로 33.2%의 점유율로 중국(41.5%)에 밀려 2위로 밀려났다. 2004년 이후 17년 만의 일이다. 중국은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한국을 완벽히 밀어낸 데 이어 OLED 시장에서도 빠른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DSCC는 2025년 OLED 시장에서 중국이 47%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한국(51%)을 가시권에 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추세라면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OLED 산업도 중국에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운업 불황 우려가 깊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조선사가 주도했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시장에서도 중국이 빈자리를 급습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009540)은 3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LNG선 수주량을 전년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20척 이상으로 전망했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은 그동안 한국 기업이 독점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중국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2021년 7%였던 중국의 점유율은 지난해 30%로 올라섰다.



올해 국내 조선 업계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로 인해 중국이 LNG운반선 시장을 더욱 잠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가 하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이 저가 수주에 소극적인 상황인데 중국 조선사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LNG선 수주를 확대하면 한국과의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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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선박 수주량 기준 한국은 1564만 CGT로 3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중국(2034만 CGT·49%)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20년까지 3년 연속 수주 1위에 올랐지만 2021년부터 수주 규모에서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

중국 양즈장 조선그룹의 조선소와 주변 전경. 연합뉴스중국 양즈장 조선그룹의 조선소와 주변 전경. 연합뉴스


반도체 업계에서도 중국의 ‘굴기’는 매섭다.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은 2025년까지 1조 위안(약 184조 원)을 지원해 반도체 자급률 7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도체에서 미국의 노골적인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자체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반격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자국 내 반도체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50~100%까지 감면해주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빠르게 추격해온 배경에는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며 “기업은 차세대 제품을 개발하고 발 빠르게 시장화해 승부를 봐야 하며 정부도 지속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뒤늦게 국가전략기술 설비투자에 대해 최대 25%의 세액공제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난관이 남아 있다. 반도체 세액공제율 상향을 위해서는 국회 문턱을 넘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지원책 마련은 힘겹고 오래 걸리는 반면 산업계를 옥죄는 반(反)기업 법안은 계속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이다. 국회에 발의된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사측의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없게 해 파업을 부추기는 법안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일몰된 안전운임제·특별연장근로제 법안 처리 등도 여야 갈등 속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기업의 노력을 너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반기업적인 제도나 법을 만들며 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는 않았나 반성해야 한다”며 “인재 유치와 양성, 기술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생태계를 이루기 위해 획기적인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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