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서울 비행금지구역도지났다…軍 뒤늦게 尹에 보고

군이 지난달 26일의 북한 소형무인기 남침 사태와 관련한 주요 입장을 번복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무인기들이 26일 당시 서울 용산 일대 상공 등이 포함된 비행금지구역 ‘P-73'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해왔으나 뒤늦게 해당 구역내 일부 지역의 침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및 김승겸 합참의장은 지난 4일 윤 대통령에게 남침했던 북한 무인기 5대 중 서울 일대를 침범했던 1대가 P-73 구역 중 북부 일부 상공을 지나갔다고 보고했다. 다만 군은 해당 드론의 P-73 상공을 비행한 거리가 길지 않고, 용산 대통령실 및 국방부 청사로부터는 거리가 떨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일부 보도에서 용산 대통령실 인근 3km 이내를 지났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용산 등 일대는 지나지 않았고 P-32의 북쪽 상공 일부를 지나갔다”고 전했다. 그의 설명을 기반으로 역산하면 북한 무인기가 진입한 P-73구역의 비행경로는 대통령실에서 북측으로 최소 3km이상, 최대 3.7km이내 범위의 동심원 지역 중 일부를 지났다고 추론할 수 있다. 대통령실 북측으로 해당 범위 내에 있는 지역은 정북 방향으로는 ‘종로구 소공동(대략 프라자호텔 일대)~중구 남창동(대략 남대문시장 일대)’ 범위가 들어간다. 대각선의 동북 방향으로는 신라호텔이 있는 중구 장충동, 필동, 충무로 등의 일부가 해당 범위 내에 걸쳐 있다. 군의 이번 확인 내용과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했던 내용 등을 종합해볼 때 해당 무인기는 한강 일대 상공을 따라 서울로 진입한 뒤 중구, 중랑구, 은평구, 성북구 등을 좌우로 휘저어 가듯이 비행했고 이 과정에서 중구 등 일대를 지날 때 P-73 구역 내 북측 상공을 일부 침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26일 당일 우리 군이 탐지한 북한의 남침 무인기는 5대였다. 그중 1대가 김포 및 파주 사이의 한강 중립수역 상공을 따라 우리측 영공을 침범했는데 이후 한강 일대 상공을 통해 서울로 진입한 뒤 1시간 가량 서울 상공을 날았다. 당일까지만 해도 우리 군은 해당 서울 진입 무인기가 은평구, 성북구, 중랑구, 중구 등 서울 북부 지역을 좌우로 휘젓고 지나갔다고 판단했는데 이번에 추가로 P-73 구역 북부 지역 일부도 뚫린 것을 확인한 것이다. 확인이 늦었던 것은 당시 레이더에 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점 등으로 나타나 무인기인지 곧바로 식별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실은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이 북한 무인기의 서울 진입 상황을 초 단위로 재분석한 결과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