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신세계 강남 VS 롯데 잠실, '3조' 왕관 누가 먼저 쓸까?

작년 百매출 신세계 강남 2.8조 6년 연속 1위

2위 롯데 잠실 2.6조 '첫 2조 클럽 진입' 성과

매년 두자릿수 성장 "추세 유지시 3조 돌파도"

소비 둔화 우려에 '신중론'도 "섣부른 예단X"

신세계 센텀 시티·롯데 본점도 2조 돌파 목전

더현대서울 최단기간 '1조 돌파' 여부도 관심


지난해 보복 소비 효과로 백화점 업계가 큰 호황을 누리면서 신세계(004170) 강남점에 이어 롯데 잠실점도 매출 ‘2조 클럽’에 입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권 및 경기 남부권 고소득 소비자들 덕에 업계 평균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두 점포는 올해 전반적인 소비 침체 우려 속에서도 ‘3조 클럽’ 첫 가입이라는 타이틀을 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전국 1위 백화점인 ‘신세계 강남점’/사진 제공=신세계매출 전국 1위 백화점인 ‘신세계 강남점’/사진 제공=신세계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AK 등 국내 5대 백화점 70개 점포 중 지난해 매출 1위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차지했다. 총 2조 84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2조 5000억 원) 대비 13.9% 신장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2019년 국내 백화점 최초로 매출액 2조 원을 돌파한 후 6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다(多)점포 아닌 ‘각 지역 1등 점포 한 곳 키우기’ 전략을 구사해 온 신세계백화점에서 강남점은 명품 3대장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모두 입점한 주력 영업장이다. 고액 소비자가 몰리는 점포답게 명품 매출 비중이 높은 데다 지난해 8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앞세운 뉴 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여는 등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리뉴얼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되면서 플러스 성장 속도를 끌어올렸다.

지난 해 매출 2조6000억원을 기록한 롯데 잠실점/사진 제공=롯데백화점지난 해 매출 2조6000억원을 기록한 롯데 잠실점/사진 제공=롯데백화점



2위는 ‘매출 2조 클럽’에 처음 이름을 올린 롯데백화점 잠실점이다. 2021년 1조 8000억 원이던 롯데 잠실점의 매출은 지난해 2조 6000억 원으로 21%나 뛰었다. 백화점·에비뉴엘(명품관)·몰이 연결된 초대형 점포로, 에비뉴엘 운영 방식이 롯데물산 관리에서 백화점과의 통합 운영으로 바뀌면서 시너지에 따른 매출 증대가 일어났다. 2021년 명동 본점을 제치고 롯데백화점 매출 1등에 오른 잠실점은 ‘매출 2조 시대’를 연 첫 점포의 영예도 안게 됐다. 1위인 신세계 강남점과의 매출 격차는 2021년 약 7000억 원에서 지난해 2400억 원까지 좁혀졌다. 2021년 11월 정준호 대표 취임 이후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과 명품 라인업 강화 등으로 주요 점포의 체질을 개선한 효과가 컸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외의 다른 영업장에서도 눈에 띄는 매출 신장을 보였다. 명동 본점의 경우 전년 대비 16% 증가한 1조 9400억 원을 기록해 2조 클럽 진입을 목전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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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시선은 이제 ‘3조 클럽’ 탄생 가능성에 몰리고 있다. 최근 몇 년 매년 두자릿수의 매출 신장을 기록해 온 상위 점포들이 기존 추세를 유지할 경우 연 매출 3조 원을 달성하는 점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위인 신세계 강남점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22.3%, 13.9%다. 지난해 매출이 2조 8400억 원이기에 10% 신장할 경우 3조 고지를 밟게 된다. 각각 22.1% 21%씩 매출을 키운 롯데 잠실점도 예년 수준의 호조를 이어갈 경우 3조 원 돌파가 가능하다. 선택과 집중으로 ‘1등 굳히기’를 이어가려는 신강과 ‘강남 1등’을 내세우며 사실상 ‘국내 1위 왕좌 정복’에 속도를 내는 롯잠, 이 투톱의 치열한 경쟁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최단기 1조클럽 가입이 예상되는 ‘더 현대 서울’/사진 제공=현대백화점최단기 1조클럽 가입이 예상되는 ‘더 현대 서울’/사진 제공=현대백화점


다만 올해 유통업을 둘러싼 여건이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신중론도 나온다.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이자 부담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돼 백화점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유통 시장 업황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크다”며 “백화점 채널 판매 성장률은 2.5%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높은 성장률(13%)로 인한 역기저 효과에 부동산 가격 하락, 내국인의 해외여행 확대는 명품 중심 고소득층 소비 채널인 백화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서 연구원의 설명이다. 반면 지난해보다는 성장세가 다소 꺾이겠지만, 소비 양극화가 한층 짙어지며 고가 라인의 백화점 채널이 매출 우위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올해는 주요 백화점의 신규 출점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두 기존 점포를 부분적으로 손을 보고, 브랜드·팝업 행사 등을 강화하며 추가 모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1조 원 이상 매출을 낸 곳은 총 11개 점으로 신세계 4개(강남점·부산센텀시티점·대구점·본점), 롯데 3개(잠실점·본점·부산본점), 현대 3개(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갤러리아 1개(갤러리아 명품관)였다. 2021년 2월 문 연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지난해 95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올해 최단기간 ‘1조 돌파’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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