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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부실 위기' 중소형 증권사 줄줄이 신용등급 하향

[부동산투자 손놓은 기관들]

◆연기금·캐피털 등 상반기 브리지론·PF대출 중단

SK證 이어 케이프도 '부정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계열사 지원이나 자본력이 취약한 비은행계 중소형 증권사들이 ‘약한 고리’로 지목되는 모양새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케이프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A-)’에서 ‘부정적(A-)’으로 내려잡았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최근 시장 지위가 약화하고 영업 환경이 급격히 악화하며 저조한 영업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인 증권사 수익성 지표인 영업 순수익 커버리지 비율을 보면 2021년 말 160%에서 지난해 3분기 86%로 급격히 나빠졌다. 업계 평균치(160%대) 대비 상당히 저조한 수치다. 위험 익스포저(손실 위험에 노출된 금액) 증가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케이프투자증권의 위험 익스포저는 3759억 원으로 자기자본의 145.5%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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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업계에서는 케이프투자증권과 같은 비(非)은행 계열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케이프투자증권 이전에는 SK증권이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0’ 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받은 바 있다. 이재우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PF, 브리지론 등 건전성 저하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계열 지원과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형사는 영업 경쟁력과 재무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불황 국면에서는 개발 사업 중 본 PF의 전 단계인 브리지론(토지 매입 자금 등 초기 대출)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23개 증권사의 부동산 PF 노출 규모는 24조 3000억 원이다. 이는 자기자본의 37% 수준으로 부실 위험이 높은 브리지론과 중후순위 익스포저 규모는 각각 6조 8000억 원, 12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자기자본 4조 원 미만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까지 브리지론 등 신규 고위험 부동산 PF 확약 건을 중심으로 위험 인수가 지속되면서 자산 건전성 저하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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