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권성동 전격 불출마…친윤계 후보 '교통정리' 들어갔나

■與 당권레이스 '尹心 찾기' 분주

權 "총선 승리 위해선 오해 없어야"

전국 돌며 출마 저울질하다 급선회

비윤 부상에 친윤 합종연횡 분석도

나경원 단일화 여부따라 판세 요동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전국을 돌며 당권 도전에 박차를 가하던 시점에 돌연 입장을 선회한 배경을 두고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무성하다. 친윤계 당권 주자들이 교통정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과 함께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전당대회 구도는 또 한 번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 운영,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와 여론을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며 차기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총선 승리가 절실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일말의 오해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①윤핵관보다 총선 승리=‘원조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 의원의 불출마 선회는 여의도에서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권 의원은 출마 의사를 언론에 적극 밝히는 것은 물론 캠프 사무실을 구하고 전국을 순회하며 표심 다지기에 한창이었다. 이달 6일에는 출마 선언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이 갑작스러운 결단을 내린 배경을 두고 대통령실과의 교감설도 나온다. 대통령실에서는 당 대표로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호소력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정권 후반기 국정 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도층·수도권에서의 낮은 확장성은 권 의원의 최대 취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윤 대통령이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안철수 의원에게 관저 초대 의사를 전달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4일 대통령실과 권 의원 사이에 소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대통령과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 스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②친윤계 합종연횡 시그널=권 의원의 불출마가 ‘친윤계 후보군 교통정리’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기 당 대표 유력 후보권에 비윤계로 분류되는 안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부상하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친윤계 후보들이 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은 일찌감치 제기됐다. 여당의 한 초선은 “친윤계 후보들이 선거 분위기를 띄운 뒤 지지율 등 상황을 살펴 정리하기로 했다는 말들이 이전부터 돌았다”며 “예상보다 빠르게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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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의원은 “특정 후보를 지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선거가 임박해 김기현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있다. 당내 최대 친윤계 모임인 ‘국민공감’ 소속 의원실의 일부 보좌진이 이미 김기현 캠프 사무실로 파견을 나가는 등 친윤계는 김 의원을 지원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에서 나 전 의원에게 밀리는 김 의원은 나 전 의원과의 연대를 위한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은 여러가지 고민을 하는 단계”라며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③지지율 부진도 부담=낮은 경쟁력도 출마를 고집하기 어려웠던 배경으로 지목된다. 새해 차기 당 대표 적합도에 대한 여론조사가 쏟아진 가운데 권 의원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레이스를 완주하기보다 ‘선당후사’의 이미지를 남기고 중도 하차해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권 의원에게는 더 나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친윤계 의원은 “최근 당 안팎의 여론을 보면 권 의원도 충분히 판단이 섰을 것”이라며 “향후 선거 구도는 나 전 의원의 결심에 따라 김기현·안철수·나경원의 3강 체제로 만들어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권 의원의 불출마에 대한 당권 주자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희생적인 결단이 당 단합을 도모하는 커다란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했고 김 의원과 연대를 이룬 장제원 의원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충정”이라고 호평했다. 안 의원은 “(권 의원의) 고민이 깊으셨을 것”이라며 ‘친윤계 교통정리’라는 해석에 대해 “꼭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배현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송파을의 ‘신년인사회’에 총 집결해 당심 얻기에 몰두했다. 행사에는 김 의원, 안 의원, 나 전 의원은 물론 김정재·이철규 의원 등 국민공감 소속 의원 40여 명도 참석했다. 단독 연사로 나선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을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게 만들어야 한다”며 “눈빛만 봐도 뜻이 통하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윤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내세웠다.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오른쪽 )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오른쪽 )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승배 기자·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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