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C 제조업체 델(Dell)이 2024년까지 중국산 반도체 사용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일본 닛케이아시아가 5일 보도했다. 미·중 갈등에 대응해 반도체 외에 다른 중국산 부품에 대해서도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다변화를 이룬다는 목표다.
닛케이아시아는 델이 지난해 말 협력업체들에 중국에서 만든 반도체의 사용량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전했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단 2024년까지 자사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반도체를 중국 외 공장에서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닛케이아시아는 “미중 갈등이 아시아 최대 경제대국인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전자업체들의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전했다.
델은 중국 업체가 만든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기업이 소유한 중국 소재 공장에서 생산된 반도체도 쓰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또한 다른 부품들도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등 중국 외 나라에서 공급받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또 다른 PC 제조사 HP 역시 생산·조립 시설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델과 HP는 2021년 노트북과 PC 1억3300만대 이상을 출하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중국에서 조립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이사이아 리서치의 에디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전자기업들이 중국 외 대체 생산기지를 마련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