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여성과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기영(31)이 지난해 8월 동거녀를 살해하기 직전까지 함께 여름휴가를 다닌 정황이 드러났다.
5일 JTBC ‘사건반장’은 지난해 8월 여름 한 펜션으로 휴가차 여행을 간 이기영과 전 여자친구인 동거녀 A씨 목소리가 담긴 제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제보자의 지인이 촬영한 것으로, 당시 이기영은 제보자의 지인에게 친한 척을 하며 다가왔고 전화번호까지 교환하면서 넉살 좋은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영상에는 이기영이 반려동물로 키우던 고양이에게 목줄을 채운 채 수영장에서 빠뜨려 헤엄치도록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담겼다. 고양이가 발버둥 치며 수영장을 빠져나가려 하자 이기영은 재차 고양이를 들어올려 수영장 한복판으로 데려가 다시 빠뜨렸다. 영상 중에는 동거녀로 추정되는 여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영상이 찍힌 시점은 지난해 8월로, 이기영이 A씨를 살해하기 직전으로 추정된다.
패널로 출연한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해당 영상에서 이기영의 사이코패스적 성향이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사이코패스 특징 중 가장 먼저 꼽히는 게 동물학대”라며 “저렇게 (고양이를 괴롭게) 하면서 웃고 있는 모습이 아주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7~8일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동거하던 5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공릉천변에 유기하고,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가 난 60대 택시 기사를 합의금을 주겠다며 집으로 데려와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로 구속됐다.
범행 직후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실행해 약 7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적용된 죄명은 강도살인 및 살인, 사체 유기, 사체 은닉,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