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터 일침] 열정 가득 초보 라이더, '허리디스크' 주의하세요

■ 왕오호 목동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코로나19 이후 배달원 수 급증…초보자는 허리부상 위험 높아

허리통증 장기간 방치하면 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으로 이어지기도

침·추나요법 등 한방통합치료, 좋은 선택지…일상 속 스트레칭도 도움

5일 서울 시내에서 이동하는 배달 라이더들. 연합뉴스5일 서울 시내에서 이동하는 배달 라이더들. 연합뉴스




#몇 달 전부터 배달 일을 시작한 초보 라이더 이모 씨(36). 하루의 절반 이상을 익숙지 않은 오토바이 위에서 보내는 일상이 지속되다 보니 몸에 부담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특히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욱씬욱씬한 허리 통증이 이어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처음에는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지는 듯했지만 최근에는 일주일이 지나도 통증이 지속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배달을 놓치는 시간이 아까워 치료를 미뤄오던 이씨는 어느 날 과속방지턱을 빠르게 지나가다가 허리에 큰 충격을 느꼈다. 그 날 이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 결국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았다. 검사 결과 디스크(추간판)가 부풀어 오른 초기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이씨는 증상을 더 방치할 경우 디스크가 파열될 수 있다는 말에 당장 치료를 시작하기로 결정한다.






같은 자세로 하루종일 운전하는 배달원들에게 허리 통증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배달업계에 입문한 초보 라이더들에게는 직업병과도 같은 고질적인 증상이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초보 배달원들의 수는 크게 늘어났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2022년 배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달원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11만 9626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토바이는 등받이가 없기 때문에 노면에서 발생하는 충격이 그대로 허리에 누적되기 쉽다. 허리 근육이 항상 긴장돼 있어 통증이 발생할 위험도 크다. 따라서 적절한 체력 분배와 업무량 조절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초보 라이더들이 자신의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배달을 하다가 허리 부상을 겪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때 치료를 받는 배달원들은 많지 않다. 하루 배달 건수가 수입으로 직결되는 탓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허리 통증을 장기간 방치하는 과정에서 이모 씨처럼 허리디스크 등의 척추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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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경우 치료 기간과 비용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예후 또한 좋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허리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증상을 방치하기 보다 조기에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비수술 한방통합치료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침치료는 특히 허리 통증 및 허리디스크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다. 뻣뻣하게 경직된 허리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척추의 배열이 틀어져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에 압박이 가해지는 경우에는 추나요법이 효과적이다. 추나요법은 척추와 근육, 인대 등을 밀고 당기며 척추 뼈의 정렬을 바로잡는 수기요법으로 디스크에 전달되는 부담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침치료의 허리 통증 해소 효과는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은 허리 통증 환자의 경우 요추질환 수술률이 36%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직된 허리 근육을 이완시키고 척추를 유연하게 하는 ‘몸통 돌리기 스트레칭’.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경직된 허리 근육을 이완시키고 척추를 유연하게 하는 ‘몸통 돌리기 스트레칭’.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치료와 함께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을 틈틈이 실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몸통 돌리기 스트레칭은 별도의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아 음식을 기다리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시간에 틈틈이 실천하기 좋다. 먼저 손바닥이 바깥쪽을 향하도록 깍지를 껴 머리 위로 쭉 뻗는다. 이어 상체를 좌우로 천천히 회전시키고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도록 한다. 동작을 총 10회 반복하면 경직된 허리 근육을 이완시키고 척추를 유연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초보 라이더의 경우 열정이 앞서 상대적으로 건강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건강이 유지돼야 일의 효율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꾸준한 스트레칭과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척추 건강을 지켜나가도록 하자. /왕오호 목동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왕오호 목동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왕오호 목동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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