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위원회가 GCT세미컨덕터의 상장 예비 심사에서 ‘미승인’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닥 시장위원회는 이달 중 회의를 열고 GCT세미컨덕터의 최종 상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상장위의 ‘미승인’ 결정이 뒤집어진 사례는 많지 않다.
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산하 코스닥 상장위는 지난달 29일 회의에서 GCT세미컨덕터에 대해 미승인 의견을 냈다. GCT세미컨덕터는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2021년 기준 자기자본이 -1억 2050만 달러(약 1500억 원)에 달하는 등 재무 상태가 불안해 상장 예심 통과에 장애물로 꼽혀왔다. GCT세미컨덕터의 2021년 매출액은 2473만 달러(약 315억 원)고, 당기순손실은 787만 달러(약 100억 원)다.
통상 상장위원회가 ‘미승인’ 의견을 내면 거래소의 심사 제도에 따라 자동으로 코스닥 시장위원회가 열려 상장 예심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데 통과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다만 GCT세미컨덕터의 상장 예비심사에 대한 코스닥 시장위의 최종 결정은 이달 중 열리는 회의로 미뤄져 회사측은 상장 심사에서 불승인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라고 해명해왔다. GCT세미컨덕터의 최대주주인 아나패스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에 “시장위에서 최종 상장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위에서 미승인 의견을 낸 경우 시장위가 디폴트로 열려 GCT세미컨덕터의 상장예비심사 기간이 길어졌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상장위가 ‘미승인’으로 심의한 예심 안건이 시장위에서 뒤집힌 사례는 지난해 에이프릴바이오를 제외하면 없다. 이 때문에 상장위가 ‘미승인’으로 심의하면 상장을 자진 철회하기도 한다.
GCT세미컨덕터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통신용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이 회사의 전환사채(CB)에 12억 원을 투자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과기부 측은 “이 장관이 GCT세미컨덕터의 CB를 주식으로 바꿀 권리를 포기한 상황이라 현재는 채권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GCT세미컨덕터는 2010년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유럽발 경제위기 여파로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는 못했다. 최근엔 하나증권을 대표 주관사, 삼성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해 외국 기업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지난해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심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