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가상세계서 실물크기 모형 설계…촉각센서 장갑 끼고 직업훈련도 [CES 2023]

[CES 현장서 미래를 보다 ]

<2> 산업계 확산하는 메타버스 - 본지 기자 체험기

헤드셋 쓰면 건축 조감도 눈앞에

캐논·햅트엑스 등 VR 기기 선봬

게임·엔터용 벗어나 산업용 성장

대중화하려면 '기기 경량화' 과제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서 열린 CES 2023 행사에서 서울경제 기자가 캐논 전시관에 비치된 산업용 혼합현실(MR) 기기인 ‘엠리얼’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라스베이거스)=강해령 기자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서 열린 CES 2023 행사에서 서울경제 기자가 캐논 전시관에 비치된 산업용 혼합현실(MR) 기기인 ‘엠리얼’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라스베이거스)=강해령 기자




“혼합현실(MR) 기술을 활용하면 제품 디자인을 할 때 원가와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글로벌 광학 회사인 캐논의 한 관계자는 자사의 MR 기기 ‘엠리얼(MREAL)’을 이렇게 설명했다. 엠리얼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서 캐논이 야심 차게 공개한 메타버스 기기다.

서울경제 기자가 20분 넘는 시간을 기다려 캐논의 글라스를 얼굴에 착용한 순간 눈앞에 거대한 입체 공정 장비가 나타나며 현장은 시제품 개발 연구소로 변했다. 이윽고 기자의 양손이 가상현실(VR) 위에 나타나면서 실제 부품 모양 블록을 만지는 대로 화면도 바뀌었다. 상상과 직감으로 만든 조감도가 아닌 3차원(3D) 가상공간에서 나타난 실물 크기 모형으로 더 정확하게 설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CES 2023에서는 대중에 게임·엔터테인먼트용으로 익숙했던 메타버스의 쓰임새가 제조·산업계까지 빠르게 퍼져나가는 모습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필요한 원자재 비용을 대폭 줄이고 연구 과정 중 풍부한 정보를 눈앞에서 알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을 대폭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 마련된 산업용 증강현실(AR) 솔루션 업체 매직리프 전시장에서 서울경제 기자가 직접 ‘매직리프2’를 쓰고 눈앞에 펼쳐진 조감도를 옆으로 넘기고 있다. 사진(라스베이거스)=정혜진 특파원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 마련된 산업용 증강현실(AR) 솔루션 업체 매직리프 전시장에서 서울경제 기자가 직접 ‘매직리프2’를 쓰고 눈앞에 펼쳐진 조감도를 옆으로 넘기고 있다. 사진(라스베이거스)=정혜진 특파원



실제 산업 현장에 당장 쓰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전시장 곳곳에 있었다. 증강현실(AR) 기술 강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미국 업체 매직리프의 전시장에는 지난해 9월 내놓은 신제품 ‘매직리프2’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매직리프2를 착용한 뒤 앞을 보니 건축 조감도가 눈앞에 펼쳐졌다. 손바닥을 이용해 쉽게 다음 조감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손동작을 정밀하게 하지 않아도 매끄럽게 다음 화면이 이어진다는 장점도 있다. 콘솔 등 다양한 도구로 정밀한 제어도 가능하다. 페기 존슨 매직리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행사장에서 열린 ‘메타버스로 가는 길’ 세션 이후 기자와 만나 “본격적으로 AR 글라스 부문의 의미 있는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산업용과 소비자용 두 축의 성장이 고루 이뤄지고 있다”고 짚었다.

관련기사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서 열린 CES 2023 행사의 햅트엑스 전시장에서 서울경제 기자가 가상현실(VR)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라스베이거스)=허진 기자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서 열린 CES 2023 행사의 햅트엑스 전시장에서 서울경제 기자가 가상현실(VR)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라스베이거스)=허진 기자


직원 훈련에서도 메타버스는 상당히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VR 스타트업 ‘햅트엑스’는 올해 3분기 소비자에게 인도할 예정인 장갑 G1 모델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도록 부스를 꾸몄다. 장갑의 핵심은 손의 촉각을 활용해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장갑에는 총 135개의 촉각 액추에이터가 달렸다. 등에 매는 가방은 공기압을 미세하게 조절해 물건을 들거나 옮길 때, 만질 때마다 최대한 실제와 유사하게 손끝 감각을 재현한다. 햅트엑스의 제품은 높은 가격대로 아직까지는 기업 대상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 마련된 튀르키예의 가전 회사 베스텔 전시관에서 서울경제 기자가 증강현실(AR) 기반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라스베이거스)=박호현 기자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 마련된 튀르키예의 가전 회사 베스텔 전시관에서 서울경제 기자가 증강현실(AR) 기반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라스베이거스)=박호현 기자


산업계 외 일상생활 곳곳에서도 메타버스가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튀르키예의 가전 회사 베스텔은 CES 2023에 참가해 과거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AR 기반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선보였다.

대중에 익숙한 엔터테인먼트 세계에서의 메타버스에서도 위세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일본 대표 전자·가전 기업 소니와 파나소닉의 메타버스 기술 전시 공간은 시종일관 VR 게임을 경험하고 싶은 관람객으로 붐볐다. 일본 파나소닉의 자회사 시프트올은 자사 콘텐츠 제작 도구 ‘하리토락스 1.1’을 공개하면서 이색 공연을 열었다.

향후 메타버스 업계의 핵심은 기기의 ‘경량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메타버스가 더욱 사람들에게 친숙해지려면 두껍고 무거운 메타버스 기기들이 실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스베이거스=강해령 기자·라스베이거스=박호현 기자·라스베이거스=허진 기자·라스베이거스=전희윤 기자·라스베이거스=정혜진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