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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쇼크에도 웃은 LG전자…"주가·재고 바닥"

4분기 영업익 10분의 1토막 불구

재고 자산 회전율 개선 등 안정화

주가 바닥 기대감에 10만원 육박

車 전기장비 부문 성장성도 확보

증권가 "하반기 본격 개선" 분석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이틀째인 6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이틀째인 6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LG전자(066570)가 초라한 지난해 4분기 성적표를 내놓았다. 영업이익은 1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LG이노텍이 벌어들인 돈을 빼면 본업은 적자다. 하지만 증권가의 평가는 칭찬 일색이다. 전방 수요 둔화라는 보릿고개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적은 출혈로 재고관리에 성공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는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전기장비(전장) 부문에서의 성장성도 확보되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400원(4.85%) 오른 9만 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업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에 LG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9월 말 7만 7200원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주가 바닥 기대감이 점차 강해지면서 10만 원 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LG전자가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성적표를 고려하면 주가 반등은 의외다. 이달 6일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조 8597억 원, 655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매출은 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1.2%나 줄어들었다. LG전자에 대한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40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이를 크게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았지만 증권가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증권가는 입을 모아 최악의 상황을 지나 반등을 모색할 수 있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우선 이번 ‘어닝쇼크’가 본업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장에서는 LG전자 본업(가전·TV·전장 등)이 지난해 4분기에 1000억 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는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LG전자의 별도 기준 실적은 종전 추정치에 부합했으나 연결 대상인 LG이노텍이 실제 실적을 하회하면서 전체 실적이 전망치에 못 미쳤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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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재고자산이 안정화됐다는 점이 장밋빛 전망의 배경이 됐다. LG전자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2021년 말 6.5회에서 지난해 3분기 말 5.8회까지 줄어들었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수치가 낮을수록 재고가 매출로 이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고 회전 일수는 같은 기간 8.02주에서 8.99주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증권가는 최근 LG전자의 재고 회전 일수가 6~7주까지 낮아져 재고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보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재고 축소를 위해 큰 폭의 비용을 수반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비용을 예상만큼 쓰지 않고도 재고를 성공적으로 정상화시킨 것으로 파악한다”며 “TV와 정보기술(IT) 부문 모두 재고를 정상 수준까지 축소시켰으며 가전은 정상 재고보다 빠듯하게 축소했다”고 말했다.

업황 둔화 우려가 줄어드는 데 더해 전장 부문의 성장성이 점차 확고해지고 있다는 점 역시 전망을 밝게 한다. 최근 전기차 시장 둔화 우려가 강해지는 점은 부담이다. 하지만 최근 전장 부문의 수주 잔액은 급격히 증가해 8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차량용 전장 증가 추세와 수익성 정상화는 수요 우려를 희석시킨다”며 “최근 수주 잔액이 80조 원을 육박하면서 성장 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가전·TV 수요 반등 시 추가적인 주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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