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올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실시한 해외 채권 발행에 성공하며 2조 5000억 원 규모의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
포스코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달러화 채권 발행에 나서 3년 만기 7억 달러, 5년 만기 10억 달러, 10년 만기 3억 달러 등 역대 최대인 총 20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 규모의 미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지난해 12월 15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50bp(1bp=0.01%) 인상 단행 직후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 실시된 국내 기업의 미 달러화 공모 채권이다.
발행금리는 3년물 외화채의 경우 미국 국채 대비 190bp(1.9%) 높은 가산금리가 적용됐다. 5년물과 10년물도 각각 220bp, 250bp 가산금리로 발행된다. 지난해 6월 BBB+에서 A-로 한 단계 상향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대규모 재원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포스코 관계자는 “연이어 원화 및 외화 채권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추가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는 5일 국내 시장에서도 AA+의 신용등급을 앞세워 4조 원에 가까운 인수 주문을 받아 회사채 시장에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최대의 러브콜 대상이 됐다. 뭉칫돈이 포스코 회사채 투자에 쏟아지면서 당초 3500억 원어치 발행을 목표로 했던 포스코는 조달 규모를 7000억 원으로 두 배 확대했다. 수요가 가장 많았던 3년물 규모를 2000억 원에서 4500억 원으로 늘렸으며 5년물도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두 배 증액했다.
현대제철(004020)(AA)과 CJ ENM(035760)(AA-)도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서 흥행에 성공했다.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현대제철은 총 1조 8050억 원의 인수 주문을 받았다. 200억 원어치를 발행하는 5년물에 3400억 원을 받아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3년물(1300억)에는 9950억 원, 2년물(500억 원)에는 4700억 원이 각각 들어왔다.
CJ ENM도 1700억 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에 앞서 7600억 원의 투자 주문을 받았다. 850억 원을 모집하는 2년물에 2600억 원, 1100억 원어치를 발행하는 3년물에 5000억 원의 인수 주문이 각각 몰렸다. 금융투자 업계는 연초 효과에 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돼 현대제철과 CJ ENM 역시 발행 물량을 두 배까지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