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IT구루가 말하는 '웹3.0시대' 생존방식

■확실한 미래

이토 조이치 지음, 북스톤 펴냄





‘웹3.0’이라는 범주 안의 블록체인 기술과 이를 토대로 한 암호화폐,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등의 서비스들은 지난 한 해 명암이 극명히 교차하는 나날을 보냈다. 예술작품을 중심으로 NFT의 발행이 늘어났고 로블록스·제페토·더샌드박스 등 국내외 메타버스 서비스들도 발전했다. 반면 업계 상위권 암호화폐 ‘루나’가 붕괴하는 등 암호화폐의 자산가치가 급전직하하며 이른바 ‘크립토(암호화폐) 이코노미’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하지만 미국 MIT 미디어랩 소장을 역임한 일본의 정보기술(IT) 전문가 이토 조이치는 신간 ‘확실한 미래’에서 웹3.0이 한때의 유행이 아닌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말한다. 기술 발전의 거대한 물줄기가 이미 정해졌으며, 이제 필요한 것은 기술이 바꿀 세상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예견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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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30여 년간 IT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책에서 웹3.0 패러다임이 불러올 변화상을 이해하기 쉬운 어조로 예견한다. 변화의 단초는 웹3.0의 가장 큰 특징인 ‘탈중앙화’로, 웹3.0이 보편화되면 기존의 중앙집중적으로 구성해 놓은 사회 구조까지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를테면, 개인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만들어진 개별 프로젝트의 분산형 자율조직(DAO)에 참여하는 형태로 일하게 되고, 보수는 DAO가 발행한 토큰으로 받는다. 각 DAO의 거버넌스는 일반 회사 속 경영진과 일반 직원의 위계 대신 토큰 보유자들의 수평적 네트워크로 채워진다. 이는 정치적으로 대의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도 이어진다.

NFT는 눈에 안 보이지만 대체는 불가능한 ‘진품이라는 사실’ 그 자체를 토큰으로 만들어 취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티스트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현실세계의 위상은 더 이상 스펙이 되기 어렵다. 최고 인기 수집품이자 투자대상인 일본의 NFT ‘지루한 원숭이’의 창작자들이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가명으로 활동하는데도 거액의 투자금을 계속해서 유치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웹3.0에 대해 “사회변혁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문화적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평가한다. 웹3.0 세대들은 자본주의 가치관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려고 하며, 저자는 이런 모습에서 1960~1970년대 미국의 히피 문화가 연상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1만6000원.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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