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국민은 노동조합의 재정과 회계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회계부정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공시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전국 성인 510명을 대상으로 ‘노조 재정 및 회계 운영 관련 국민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95.5%가 ‘노동조합의 재정 및 회계는 투명하게 운영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투명하게 운영될 필요 없다’는 의견은 4.5%에 불과했다.
노조 재정과 회계가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로는 ‘조합비 횡령 등 다수 노조에서의 재정 운영 관련 비리 사건 발생’이라는 응답이 45.4%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1000억 원 이상의 재정에 대해 노조 자체 감사만 하는 것을 지나친 특권이라고 보는 의견도 25%에 달했다. 조합원의 근로조건 향상 목적과 무관하게 정치투쟁 등에 조합비를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17%로 조사됐다.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회계부정 또는 공시 의무 위반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답변이 31.2%로 가장 많았다. 노동조합 회계와 관련한 공시 시스템을 운영하자는 의견은 28.2%, 노동조합 회계감사원 자격을 외부 공인회계사 등 전문가로 제한하자는 응답은 24.8%로 뒤를 이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대부분 노조 내부 감사로만 진행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영국 등 주요 국가들은 노조 재정과 관련해 회계 보고서 제출 의무화, 회계 감사인 자격 제한 등 엄격한 규율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며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 재정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재정 및 회계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노조의 투명성 확보가 산업 경쟁력 강화와 노동자 복리 증진에 필수적이라며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인 ‘다트(DART)’처럼 노동조합 회계 공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