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003530)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10년 만에 단독 주관을 맡았다 상장 예정 기업의 흥행 참패로 곤혹을 치르게 됐다. 한화증권이 주관을 맡은 티이엠씨가 일반 청약에서 1대 1에도 못 미치는 경쟁률로 미달이 발생해 실권주를 대거 떠안게 된 때문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증권은 티이엠씨의 공모주 24만 3985주를 공모가(2만 8000원)에 의무 인수했다. 티이엠씨가 10~11일 일반 청약에서 0.81 대 1의 경쟁률로 부진하자 사들인 청약 미달분이다.
한화증권은 실권주 의무 인수에만 68억 원을 투입하고 지난해 5월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로 사들인 8만 3332주(주당 2만 4000원)까지 고려하면 티이엠씨 지분 약 3%를 보유하며 88억 원을 투자했다.
한화증권은 지난해 1월 티이엠씨 대표 주관사로 선정돼 2012년 나노스(현 SBW생명과학(151910)) 이후 첫 단독 주관에 나섰으나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된 셈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부진한 국면이어서 일반 청약에서 미달이 난 종목은 시초가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해 한화증권이 19일 티이엠씨의 첫 거래에서 평가손실을 볼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실권주를) 총액 인수하긴 했지만 증시 여건이 우호적으로 바뀌면 티이엠씨의 주가가 충분히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인수한 실권주는 티이엠씨 지분의 2.3%로 보호예수 기간은 1개월이다.
한화증권과 IPO 시장에서 비슷한 체급으로 평가되는 현대차증권(001500)은 약 2년 만에 치른 ‘대표 주관사 복귀전’에서 준수한 실적을 거둬 대조를 보였다. 현대차증권이 미래에셋증권(006800)과 공동 대표 주관을 맡은 한주라이트메탈의 공모주 일반 청약이 11일 끝나 565.2 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 19일 첫 거래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증권이 상장 대표 주관사를 맡은 것은 2020년 12월 명신산업(009900)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증권은 명신산업 상장 당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코스피 기업으로 역대 최고 경쟁률인 1195.7 대 1을 달성한 바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올해 IPO 주관을 더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