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업계가 올해 비주력 서비스까지 전면에 앞세우며 치열한 고객 쟁탈전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렌털사마다 정수기, 안마의자 등 주력 가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왔지만 렌털시장 성장세가 주춤하자 비주력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렌털업계가 주력·비주력 구분을 없애고 홈케어 사업으로 재편되면서 렌털사 간 ‘뺏고 빼앗기는’ 계정 확보 전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수기 렌털시장 1위인 코웨이는 최근 매트리스·안마의자 통합 브랜드 '비렉스(BEREX)'를 출시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웅진코웨이 시절 1997년 렌털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코웨이의 주력 상품은 정수기였다. 2011년 매트리스와 안마의자 시장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전체 매출 가운데 매트리스·안마의자 렌털 비중이 6% 내외에 그칠 만큼(정수기 29.2%) 존재감이 미미했다.
코웨이는 지난달 크기를 반으로 줄인 소형 안마의자로 승부수를 띄우더니 연말에는 ‘비렉스’까지 출시하며 매트리스·안마의자 공략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코웨이 관계자는 "비렉스 브랜드의 혁신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기 렌탈 3위 업체인 SK매직도 지난해 5월 침대 렌탈·케어 서비스 '에코 휴'를 출시하면서 매트리스 렌탈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11월부터는 타사 제품까지 관리해주는 일일 매트리스 케어를 시작하며 매트리스 계정 늘리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소파, 거실장, 침대 프레임 렌탈까지 시작하면서 한샘·현대리바트가 주도하는 가구 시장까지 넘보기 시작했고, 지난주에는 렌털 대상을 에어컨·주방후드·욕실 케어로 넓혔다. 정수기, 전기레인지 등 특정 가전 중심이었던 렌털 사업을 홈케어 사업으로 재편했다.
이러한 양상은 안마의자 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안마의자 선두 업체인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싱가포르에 냉온정수기를 수출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정수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본격 나섰다. 2014년 진출한 정수기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자 동남아시아 등 해외 공략에 적극 뛰어든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바디프랜드의 정수기 매출 비중은 5.4%로 안마의자가 포함된 헬스케어 사업(83.5%)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상황이다.
이처럼 주력 서비스가 달랐던 가전사들이 상대 시장을 노리는 것은 시장 포화로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내 가전 렌털 계정 수(1900만~2000만개 추정)가 이미 국내 가구 수(2300만 가구)에 근접한 데다 인구가 감소세로 접어든 점까지 고려하면 ‘파이 키우기’ 전략은 통하기 어려워졌다. 안마의자 시장 역시 바디프랜드, 세라젬, 코지마, 휴테크 등 대형사 뿐만 아니라 군소 업체들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보다 올해 경영환경이 더 안 좋다는 위기감이 강하다”며 “렌털사 간 파이 나누기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