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고강도 규제를 받아오던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이 19개월 만에 신규 사용자 등록을 재개했다. 알리바바에 이어 디디추싱에도 당국이 규제 완화의 제스처를 취하며 경제 회복을 위해 본격적인 민간 기업 끌어안기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디디추싱은 소셜미디어 웨이보 계정을 통해 "지난 1년여 동안 우리 회사는 국가 사이버 보안 심사에 진지하게 협력하고 심사에서 발견된 보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전면적으로 시정했다"며 "사이버보안심사판공실에 보고해 동의를 얻어 신규 사용자 등록을 즉시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날 신규 가입에 성공했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실제 사용자 등록을 시도하자 전화번호 인증만으로 이용이 가능했다.
디디추싱은 "앞으로 회사는 플랫폼 시설의 보안과 빅 데이터 보안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고 국가 네트워크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디디추싱은 2021년 6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진행하며 당국과 마찰을 빚었다. 미국 측에 민감한 데이터가 유출될 것을 우려한 당국이 상장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나 디디추싱은 당초 계획대로 상장에 나섰다. 이후 전례 없는 인터넷 보안 심사를 받고 신규 사용자 등록을 할 수 없게 됐다.
이후에도 중국 당국의 전방위 규제는 이어졌다. 지난해 7월에는 디디추싱이 사이버보안법 등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80억2600만 위안(약 1조500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디디추싱은 중국 내 인터넷 차량 호출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을 정도의 독점적 지위를 누렸으나 중국 당국의 규제 이후 시장 점유율이 급락하며 어려움을 겪였다. 결국 디디추싱은 상장 1년 만인 지난해 6월 뉴욕증시에서 자진 상장 폐지에 나섰다.
디디추싱이 당국의 규제에서 풀려난 것을 두고 경제 회복을 위한 빅테크 때리기가 종료되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지도부는 2023년 경제 회생을 위해 지난해 연말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민영경제 중시 및 플랫폼 기업 장려를 강조했다.
최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포기한 직후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저장성 항저우 정부는 지난 10일 알리바바와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는 협정을 맺었다. 게임산업 규제 여파로 판호(허가) 발급이 중단됐던 텐센트 역시 지난해 11월 1년 6개월 만에 판호를 받은데 이어 연말 추가 허가를 받았다.
알리바바, 디디추싱, 텐센트 같은 빅테크 기업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빅테크 때리기의 희생양으로 불리며 실적 악화와 이에 따른 대량 해고 등에 시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