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악이고 진보는 선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대화와 합리성을 갖춘 정치를 복원해야 합니다. ”
중앙일간지 편집국장과 뉴스를 전하던 앵커에다 다수 방송 패널로 유명세를 떨쳤던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정치인이 됐다. 보수정당에 몸을 담으며 내로남불의 진보진영을 비판을 하면서도 그는 보수혁신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모습에서 특정 정파에 속한 정치인이라기 보다 편협한 현재 정치를 바꾸겠다는 더 큰 포부를 볼 수 있었다.
16일 국회 본청 국민의힘 비대위원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김 위원은 “한동훈 법무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뉴스를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70%가 여전히 진짜 뉴스라고 믿고 있다”고 우려했다. 뒤틀린 정치가 낳은 왜곡된 현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결국 해결책은 정치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라 전체가 잘 되고 발전하기 위해선 여야가 대화와 합리적인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은 진심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가 정치에 입문한 결정적 계기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이었다. 2021년 언론사를 관둔 직후 쓴 저서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나라’를 통해 전임 정권의 내로남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옛 소련에서 인민에게 권력을 돌려주겠다고 공산혁명을 했다. 그런데 ‘노멘클라투라’라고 불리는 특권층이 생겨났다. 겉으로는 인민을 앞세우면서 속으로는 자신들의 특권만 정당화하는 계층이었다”며 “586운동권이 노멘클라투라와 같은 길을 걸어갔다. 세습귀족·귀족진보가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진보진영의 특권인식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대선에 패배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곧장 다시 국회의원이 됐고, 당대표가 됐다”며 “본인에 대한 사법 칼날을 피하기 위한 특권을 누리려는 행보였다”고 말했다.
21대 총선의 민주당 압승은 민심의 반영 아니냐는 질문에 “보수에 대한 혁신도 필요했다”며 “당시 지도부의 미숙함이 국민들에게 실망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사리 사욕으로 이뤄진 공천 뿐만 아니라 재난지원금 문제 등에 대응을 제대로 못하자 실망한 국민들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집권당에 힘을 몰아주는 현상까지 겹쳐 패배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우려 속에 “전통과 질서를 존중하며 문제점을 해결하는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진보는 혁명을 꿈꾸지만 과격함이 더 많은 부작용을 불러온다”며 전임정부의 문제점을 재차 꼬집었다.
원칙있는 정치도 강조했다. 김 위원은 “비대위원 자격으로 대통령 관저에 갔을 때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 1%가 되더라도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원칙을 지키기 위해선 야당의 협조를 필수적이라는 지적에 그는 “현재 야권은 윤 대통령의 정책보다는 바지를 잘못입었다거나 발언 등의 실수 등을 가지고 비판한다. 그런 인식공격 수준으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즉 야권도 이성을 찾는 순간이 오고 그때야 협치가 가능하다는 얘기였다.
최근 김 위원은 고양병 당협위원장에 임명됐다. 30여년 고양에 살아온 그는 ‘섬처럼 고립된 고양’을 바꾸겠다고 자신했다. “2006년 미국 뉴스위크가 선정한 장래가 촉망되는 세계 10대 도시 중 하나였던 고양시가 교통과 일자리가 막힌 섬처럼 바뀌어 버렸다”며 “정부와 소통하고 언론의 협조를 이끌어 명성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