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7일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했다.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소환 통보 사실을 공개한 뒤 막판 혐의 다지기를 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조사 양이 많아 이틀 간 소환 조사를 벌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정진상(구속 기소)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본부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개발 사업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의 핵심 보고 라인이었던 두 사람을 상대로 민간사업자가 취한 특혜와 관련, 막바지 세부 사실관계를 가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앞선 조사에서 민간에 이익을 몰아준 대장동 개발 수익 배분 구조를 당시 시장 정책비서관이었던 정 전 실장을 거쳐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특혜를 민간업자들에게 제공하는 대가로 개발 수익 중 428억원을 이 대표 측 인사들과 받기로 약속했다고도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의 지시에 따라 성남시설관리공단(성남도시개발공사 전신) 내에 꾸린 '기술지원TF'에서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이 대표 혐의 입증에 결정적인 인물이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 전 실장은 '시장실'로 올라가는 중요 보고 문건을 사전 검토해 성남시청에서 '문고리'로 통했다. 이 대표가 '정치적 동지'라고 부를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성남시 내 비밀 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2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으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 연관성도 진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진술 변화를 보이길 기대하지만 그가 입을 열지 않더라도 이 대표 조사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날 2012년 1월∼2013년 6월 이 대표 밑에서 공사 설립에 관여한 박정오 전 성남시 부시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그는 이 대표가 2012년 말 자신을 찾아와 성남시의회에서 공사 설립을 찬성한다고 발언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취지로 언론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검찰은 이 대표의 소환 조사에 대비해 질문지도 작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간 이 대표가 각종 의혹을 반박하며 설명한 내용과 관련자들 조사 내용을 면밀히 비교·분석해 촘촘히 질문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 6월 이후부터 대장동 개발 수익이 배당된 최근까지의 상황을 전반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만큼 질문지의 양은 상당할 전망이다. 제기된 의혹이 많아 조사가 하루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검찰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