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올 뉴욕증시 최대 변수…'금융 아마겟돈' 美 부채 협상[윤홍우의 워싱턴24시]






미국은 천문학적인 빚을 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매년 세금이 들어오지만 그 세금 만으로 미국의 막대한 지출이 감당이 안됩니다. ‘천조국’이라는 용어는 국방비가 우리나라 돈으로 1,000조원이 넘어서 나온 말입니다. 국방비만 따져도 웬만한 중진국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습니다. 미국은 이 엄청난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매년 국채를 찍어서 돈을 조달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빚은 다른 나라와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미국이 ‘달러 패권’을 보유한 기축 통화국인데다, 미 국채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빚을 내는데 아무런 장애물이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미국의 막대한 빚을 두고 "돈을 찍어 갚으면 된다"고 까지 말했습니다. (물론 국채 시장의 신뢰성 측면에서 볼 때 이건 불가능한 얘기이긴 합니다.)





그런 미국도 빚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습니다. 미 행정부는 의회가 정한 부채 법정 한도(Debt ceiling)를 지켜야 합니다. 부채 한도는 정부에서 차입할 수 있는 돈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의회가 설정한 상한선입니다. 의회가 부채 한도를 늘려주지 않으면 미국 정부는 세입 만으로 살림을 꾸려야 하는 데 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상한선이 올라가지 않으면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발생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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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런 위기가 있었습니다. 2011년 8월 5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 로 강등했습니다. 당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재정지출 삭감 없이는 부채한도 상향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했습니다. 디폴트 직전에 극적으로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기는 했으나 S&P는 불확실한 ‘워싱턴 정치 리스크’가 미국의 신용을 흔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2011년의 위기가 올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미국 언론과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는 31조4000억 달러인데 이미 턱밑까지 차올랐습니다. 부채 한도를 높여줘야 하는 미 정치권은 벼랑 끝 대치 국면입니다.



미국 정부가 실제로 디폴트를 맞을 경우 그 결과는 재앙에 가깝습니다. 글로벌 국채 시장이 마비될 수도 있는 치명적인 리스크입니다. 2011년 위기 당시 미국 주가는 15% 가량 하락했습니다. 유독 올해 위기론이 다시 불거지는 이유를 ‘워싱턴 24시’에서 짚어봤습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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