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설 선물 아직 구매 못하셨다고요? 지금 주문하시면 내일 새벽 집 앞으로 가져다드려요."
설 연휴 전 택배 배송 마감날인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사옥 내 스튜디오. 럭셔리 화장품 '설화수'의 시그니처 색상인 주황빛으로 꾸며진 스튜디오는 뷰티컬리와의 라이브 방송을 앞두고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아모레퍼시픽 전문 쇼호스트들은 "현재 e커머스 택배 배송이 마감됐지만, 뷰티컬리를 통하면 내일 새벽 설화수 선물세트를 받아볼 수 있다"는 내용의 대사를 되풀이하며 상기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오후 8시, 카메라에 방송 시작을 알리는 빨간불이 켜지자 뷰티컬리 애플리케이션(앱) 내 라이브 방송 채팅장도 폭주하기 시작했다. 방송 시작 전부터 접속 대기 중이던 1000여 명이 한 꺼번에 유입되며 질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누적 접속자는 2분 만에 1만 명을 넘었고 이어 30분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날 두 시간 방송에서 누적 시청자 수는 19만 명으로, 동시간 최대 접속자 수는 약 4700명이다. 총 주문수량은 3000건 이상, 총 거래액은 아모레퍼시픽이 설화수를 주제로 타 e커머스에서 진행했던 라이브 방송 중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컬리 역시 설화수 라이브 방송의 선전 등에 힘입어 이날 창업 이래 최고 하루 매출액을 경신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도 방송 중 깜짝 등장해 힘을 실었다. 김 대표는 "뷰티컬리와 설화수가 만나 고객들에게 더 좋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뷰티컬리와 아모레퍼시픽이 라방을 진행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추석 명절에도 설화수 선물세트를 판매해 역대 최대 주문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역시 설화수의 인기 라인인 '자음 2종 세트' 등을 설 선물세트로 기획해 판매했다.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 데다, 설 연휴 전 택배 배송이 마감되는 당일 컬리의 강점인 '새벽배송'을 내세워 방송에 나선 것도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갈아 치우는데 한 몫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컬리는 뷰티 플랫폼인 뷰티컬리를 지난해 11월 론칭한 뒤 설화수를 주력 입점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주 고객층이 구매력 있는 여성으로 같고, 설화수의 주 고객 연령을 30대까지 낮추려는 아모레퍼시픽의 수요와도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가시적인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뷰티컬리를 통한 설화수의 라방 접속자 수 대비 구매자 수를 뜻하는 '전환율'은 3~4%로, 1~2%인 타 e커머스 대비 높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컬리에서 구매한 상품의 질은 보장된다는 로열티가 뷰티컬리로 이어진 데다, 설화수의 탄탄한 브랜드력이 더해진 효과"라고 설명했다.
컬리는 뷰티컬리 외에도 설 명절 연휴 전인 오는 20일까지 매일 오후 12시 30분과 8시에 하루 2회씩 '설맞이 릴레이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랑콤과 에스티로더, 키엘 등 명품 화장품부터 이탈리아 발사믹 브랜드 레오나르디, 한국인삼공사 정관장, 강남면옥, 농축수산물 선물세트가 큰 호응을 얻으며 방송을 마쳤고 라메르와 CJ제일제당 모음전, 강남면옥이 방송을 앞두고 있다. 라이브 방송에서 소개된 제품은 샛별 배송으로 다음날 아침 받아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