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정근, 빨대 꽂고 빠는 것처럼 돈 요구"

사업가 박모씨 재판 증인으로 출석

검찰, 1억원 요구하는 녹취록 공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연합뉴스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연합뉴스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사업 편의와 관련해 돈을 받아 갔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20일 이 전 부총장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사업가 박모씨를 이 전 부총장 재판에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박씨는 "이씨가 속칭 빨대 꽂고 빠는 것처럼 돈을 요구했다”면서 “훈남 오빠, 멋진 오빠라고 하면서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박씨는 이 전 부총장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민주당 유력인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사업적으로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부총장 측은 “모두 박씨의 일방적 주장이며 모두 정황 증거뿐”이라면서 “박씨가 자신을 수천억대 자산가로 소개하면서 스스로 도와주겠다고 한 것”이라 반박했다.

법정에서는 2020년 초 이 전 부총장이 박씨에게 선거자금을 요구한 구체적인 정황도 공개됐다. 검찰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이 전 부총장이 "오늘해달라"고 하자 박씨는 "정확하게 몇 개가 더 필요하냐"고 묻고, 이 전 부총장이 "5, 5"라고 하고 박씨는 "알겠다"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이 "5000만원, 5000만원 합쳐서 1억원을 달라는 것이냐"고 묻자 박씨는 "맞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이런 식으로 21대 총선이 있던 2020년 2∼4월 박씨에게 3억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부총장은 2019년 12월∼2022년 1월 각종 청탁 명목으로 수십회에 걸쳐 9억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박씨에게서 받은 불법 정치자금과 알선 대가로 받은 돈의 성격이 일부 겹친다고 보고 수수금액을 총 1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 전 부총장 측은 앞서 박씨에게 생일 선물로 명품 가방을 받은 것을 포함해 4000만원∼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대부분은 단순히 빌린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이 전 부총장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도 "증인이 피고인의 선거비용을 도와주겠다고 해서 지원받은 것뿐이고, 선거 자금은 전부 계좌로 받았다"며 "나중에 갚을 생각이었다"고 주장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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