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투자 환경 개선”…자본·노동시장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부터 한국 자본시장의 투자 환경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19일 다보스에서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에서 “외국인 주식 투자자 등록 의무 폐지, 외환시장 개장 시간 연장, 외환 거래 규제 부담을 대폭 경감하는 신외환법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은 2021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가 변경됐다. 경제 규모, 군사력, 문화 등 여러 면에서 선진국으로 공인된 것과 달리 자본시장은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우리나라는 외국인투자가들이 투자 기준 지표로 활용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2008년부터 추진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가장 큰 이유로 외환시장 개방 문제가 거론된다. 정부는 급격한 환율 변동성을 우려해 외환시장 개장 시간 등을 제한하고 있지만 MSCI는 외환시장 완전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국내 투자자는 누구나 별도 등록 절차 없이 매매할 수 있지만 외국인투자가는 금융감독원에 등록해야 한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이로 인해 자사의 투자 전략이 노출된다며 제도 폐지를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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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환경도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벗어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다보스에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한국을 최고 혁신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혁신 허브가 되려면 그에 걸맞은 노동환경부터 조성해야 된다. 한국은 파업 때 노조의 사업장 점거를 사실상 허용하면서 대체 근로 투입은 금지하고 있다. 반면 주요 선진국은 사업장 점거를 원천 봉쇄하고 대체 근로는 허용한다. 카허 카젬 전 한국GM 사장은 최근 불법 파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 선고를 받았다. 현행법이 산업 현장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일부 업종만 파견을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어떤 외국인 경영자가 언제라도 범죄자가 될 수 있는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싶어할까. 굴뚝 산업 시대에 만들어진 낡은 노동법을 수술하지 않는 한 투자 유치와 고용 촉진은 요원하다. 노조와 거대 야당의 노동 개혁 동참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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