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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3조원 물량폭탄' 째깍째깍…직원들 '안절부절'[선데이머니카페]

공모가 2배 대박낸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 코앞

실적 우려에 주가 부담…직원들 '매도' 버튼 누를까

증권가 "70%는 매물로 나올 것" 전망


단군 이래 최대 기업공개(IPO)로 꼽혔던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또다시 주식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습니다. LG엔솔은 이달 27일이면 상장 1년을 맞는데요. 작년 상장 때 2조4000억원이 넘는 우리사주를 배정받았던 LG엔솔 직원들이 보호예수기간 해제에 맞춰 물량을 대거 쏟아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배터리 주문 축소설과 공매도 등의 겹악재가 닥친 가운데, 보호예수 해제가 주가를 더욱 짓누를 것이라는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공모가(30만원)의 2배인 60만원을 돌파했던 주가가 최근 45만원대에 머물고 있기 떄문입니다. 공모가 대비로는 50% 이상 오른 것이지만, 최고가를 고려하면 매도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개미투자자로서 대규모 자금 이동은 주가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어떻게 흘러갈지 선데이머니카페에서 함께 살펴봤습니다.








우선 보호예수는 기업이 상장하거나 유상증자, 인수합병 등으로 대규모 주식이 발행되었을 때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주주들의 거래를 일정 기간 제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주식 매도를 막는다는 의미에서 락업으로 불리기도 하고, 주식을 일정 기간 필수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의무보유라고도 말합니다. 대주주가 이벤트 직후 지분을 매도해 차익 실현에 나서는, 소위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진행됩니다. 신규 상장 당일에 최대주주가 대규모 물량을 그대로 쏟아내면 주가 하락의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소액투자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달 말 보호예수가 풀리는 우리사주조합 보유 물량은 총 792만4939주로 이를 현재 종가로 약 3조6000억원 어치 물량에 해당합니다. 보유 비율이 3.4%에 못미치지만, 대주주와 국민연금 보유 물량을 제하고 사실상 유통물량이 전체의 약 13% 육박하는 큰 물량입니다. 최근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유동성이 말라가는 가운데 돈이 급해진 직원들이 매도에 나서며 대량 물량이 쏟아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상장 직전 직원 수와 총 배정액 등을 감안할 때 직원 1인당 평균 2억5600여 만원씩 우리사주를 청약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가가 60만원을 돌파했던 지난해 11월에는 1인당 평균 평가익이 2억7000만원을 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도 공모가 대비 5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팔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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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상장했던 주요 기업들은 어떠했을까요. 유안타증권이 2020~2021년 상장한 SK바이오팜(326030), 하이브(35282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현대중공업(329180) 4곳을 분석한 결과, 보호예수 해제 후 평균적으로 우리사주 물량의 74.1%가 매물로 나왔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실제 주식 유통 물량이 적다는 점에서 비슷한 현대중공업은 우리사주 물량의 77%가 매물로 나와 주가에 부담을 줬습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우리사주 매물 출회는 현대중공업 케이스보다 수급 충격이 클 것”이라면서 “LG엔솔의 실질적인 유통물량 대비 우리사주 지분은 23.1%. 직전 대형 IPO 평균 9.0%, 최고 수준인 현대중공업의 20.1%도 웃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LG엔솔의 주가가 더욱 하락하기에 앞서 물량을 정리해야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테슬라발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 60만원대에서 40만원대로 내려온 데 이어 실적 악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LG엔솔은 지난해 4분기 잠정 매출액이 8조5400억원, 영업이익은 237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보다 각각 92%, 214%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4534억원)를 크게 밑돌았죠. 영업이익률은 2.8%에 그쳤습니다. 증권가는 당분간 전기차 업체들의 성장률이 둔화하며 LG엔솔과 같은 배터리 셀 제조 업체들의 실적 추정치 역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같은 잿빛 전망에 발맞춰 공매도도 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LG엔솔은 1거래일을 제외하고 공매도 거래금액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13거래일 중 10거래일은 LG에너지솔루션 공매도 거래금액이 가장 컸습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올해 인도 대수 성장률 목표치가 현재 50% 수준이나 30%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 1분기 말 LG엔솔의 분기 실적 발표 및 테슬라의 인도 대수 가이던스 조정 이후 주가가 단기 바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보호예수 해제라는 악재가 해소된 이후부터는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테슬라 중심 EV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와 오버행 이슈로 주가는 부진했으나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한 올해 실적 불확실성 완화 및 우리사주 오버행 이슈 해소 국면 이후 2월부터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습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사업을 진행 중이며 현대·기아차, 포드 등 주요 OEM으로부터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며 "오버행 이슈에 따라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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