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빨라지는 롯데의 '투자 시계'…광폭 M&A 행보

전기차 배터리·첨단 소재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공격 투자

롯데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인도네시아 석유단지 조성

롯데제과도 글로벌 자회사 투자 박차


롯데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및 친환경 첨단 소재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면서 투자 시장의 큰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케미칼(011170)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동박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고,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조성에도 나섰다. 롯데제과(280360)도 글로벌 자회사 공장 신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투자를 본격화했다.

22일 롯데케미칼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파키스탄 자회사 롯데케미칼파키스탄(LCPL·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 보유 지분 75.01% 전량을 파키스탄 화학 기업 러키코어인더스트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규모는 1924억 원이다.








LCPL은 합성섬유 및 페트병의 중간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생산 및 판매업을 주력으로 한다. 지난 2009년 롯데케미칼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PTA 생산으로 견고한 실적을 이어오면서 2021년 기준 매출 4713억 원, 영업이익 488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고부가 석유화학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한편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기 위해 이번 매각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각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인수 원금(147억 원) 대비 13배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친환경 및 첨단 신소재 분야 진출에 나서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결정하면서 지난해 경영권 거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2조 70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따라 롯데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의 관계사인 롯데정밀화학(004000)은 지난 2020년 솔루스첨단소재(336370)에 3000억 원을 출자해 지분 23%를 확보하면서 선제적으로 배터리 소재 시장에 진출해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라인 프로젝트'에도 착수한다. 롯데의 글로벌 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총 5조 5000억 원을 투입한다.

롯데제과도 글로벌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18일 롯데제과는 인도 자회사 하브모어에 700억 원을 투자해 빙과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현지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시에 세워질 빙과공장은 6만㎡ 규모다.

이번 롯데제과의 글로벌 공장 신설은 지난달 이창엽 신임 대표가 내정된 이후 단행되는 첫 대규모 투자다. 롯데제과는 지난 2017년 인도 빙과 기업 하브모어를 100억 루피(약 1672억 원)에 인수한 뒤 6년 만에 생산 시설 확대를 위해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에 가장 활발히 나서고 있다"며 "주력 신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추가 투자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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