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근처의 햄버거 가게에 직접 전화를 걸어 햄버거를 주문하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1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재임 기간 동안 소상공업 분야에서 1000만개 이상의 창업 등록을 이룬 것을 축하하기 위해 지역 식당에서 베이컨 치즈버거를 주문했다”며 직접 전화주문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1040만 명이 소상공업을 창업했다”며 “미국 역사상 어떤 단일 기간보다 많은 성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통령과 일주일에 한 번씩 점심 식사를 하는데, 오늘은 지역 식당에서 주문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백악관 집무실 내 전화 수화기를 들고 지역 햄버거 가게인 ‘고스트 버거’에 전화를 걸어 베이컨 치즈버거와 감자튀김을 주문했다. 그가 “요즘 장사가 어떻게 되고 있냐”고 묻자 전화를 받은 햄버거 가게 직원은 “꽤 괜찮다”고 답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알겠다. 점심 식사를 기대하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 직원은 전화를 끊은 뒤 “미쳤다. 손이 떨린다”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상 말미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문한 음식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먹는 장면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햄버거 가게 직원에게) 주문하면서 ‘저 조 바이든입니다’라고 했더니 ‘네?!’라며 (놀라워) 하더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백악관은 별도 성명을 내고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엔진이자 지역사회의 심장”이라며 “재임 후 2년 간 중소기업 10만 개 이상을 창출했다는 것은 밑바닥·중간 경제를 살리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또 “사상 최저 수준의 실업률과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난 2년간의 일자리 창출은 미국 전역에 걸쳐 나타나는 경제 낙관론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현지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해당 영상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진짜같고, 전혀 연출되지 않은 것 같다”, “영상 촬영팀이 가게에 있었을텐데 햄버거 가게 직원이 정말 놀란 게 맞나”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때문에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했는데, 그는 자신의 성과를 자랑하며 경제 상황에 대해 농담하고 있다”면서 “(영상은) 전혀 재미있지 않다. 이는 진짜 미국인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햄버거 주문 영상에 등장한 직원의 이름은 브리트니 스페이디로, 그는 실제로 대통령이 전화를 거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가게의 창업자인 조시 필립스는 “촬영 하루 전에 백악관에서 섭외 전화가 왔다”며 “스페이디에게 ‘오늘 중요한 전화가 올 것’이라고 언질한 게 전부다”라고 WP에 전했다.
스페이디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는 18일 오후 1시 이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신원을 밝히기 전에 이미 목소리를 알아챘다며 “전화를 받았을 때 그 목소리를 듣고 속으로는 ‘말도 안 돼!’라며 소리쳤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긴장해서 햄버거 주문을 제대로 받는 것에만 집중했다. 주문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은 분명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